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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노트] 한 줄, 단 한 줄!

모은우 전문 기자
  • 입력 2020.11.11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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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시리즈는 아마추어 작가들, 그 중에서도 대중문화 쪽 창작자들을 대상으로 집필되고 있습니다.

 

자신의 작품이 좋은 작품인지 알아보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이 온 오프라인에서 피드백을 받는 것이라는 건 일전에 언급한 적이 있다. 앞서 말하지만 이 글에서 말하는 좋은 작품의 기준은 작품의 내적인 깊이, 순문학이 가질 수 있는 문학적 성취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그저 대중소설로서의 좋은 작품을 말하는 것이며 냉정히 말하자면 대중소설계에서 좋은 작품이란 다른 작품들에 비해서 더 잘 팔리는 작품이 해당된다.

 

다시 요점으로 돌아가서 사실 작가가 피드백을 받고 싶다고 하더라도 현실적인 문제가 있을 수 있다. 특히 오프라인 피드백은 더욱더 그렇다. 모든 이들이 작가의 글을 읽어보고 싶어 하는 것이 아니며 상대가 글을 읽어준다고 하더라도 그 피드백이 곧바로 돌아오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작가는 자신의 작품이 정말 좋은 작품인지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해지게 된다.

 

필자가 추천하는 방법 중 하나는 내 작품을 한 줄로 요약할 수 있는가?’ 이다.

 

오해를 하는 분들이 있어 첨언하자면 여기서 말하는 한 줄은 상징적인 의미이며 한 줄이 아니라 몇 줄로 줄이더라도 상관없다. 그리고 단지 기술적으로 한줄 요약이 가능하냐가 아니라 한 줄로 줄이더라도 그것을 듣는 상대방이 흥미롭게 들을 수 있느냐를 보는 것이다.

 

엘리베이터 스피치라는 기법이 있다. 만약 회사 상사와 엘리베이터를 탔다고 가정하자. 그때 엘리베이터가 올라가는 짧은 시간 동안에 자신이 가지고 있는 기획을 이 상사에게 어필을 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기획을 간결하게 한 줄 정도로 줄이면서 충분하게 설득력을 가질 수 있게끔 상사에게 어필을 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엘리베이터 스피치 기법이며 광고 카피 등이 엘리베이터 스피치의 좋은 예이다.

 

정말로 좋은 기획은 단 한 줄로 줄이더라도 그 가치나 설득력이 많이 훼손되질 않는다. 그것은 소설도 마찬가지이다. 좋은 소설은 그것을 한 줄로 압축해도 충분히 예상독자들의 흥미를 좀 끌 수 있다. 그런 작품들은 기본적으로 좋은 소재가 담보되어있다. 나무를 태우면 결국에는 재라도 남는 것처럼 소재가 좋은 작품들은 아무리 줄이고 줄여도 그 소재만큼은 남기 때문에 그렇다. 짧게 줄여도 흥미가 가는 작품이 있으면 우선 소재가 좋은 게 검증이 되는 것이다. 거꾸로 말하면 좋은 소재가 있으면 좋은 작품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좋은 작품은 아주 짧게 줄여도 깔끔하고 재미있게 들리기 마련이다.

 

영화 인셉션같은 작품을 한 줄로 줄여보도록 하자. 예를 들어 타인의 꿈속으로 들어가 생각을 빼내오는 산업스파이들의 이야기라고만 간단히 줄여도 상당히 흥미롭게 들리는 것을 알 수 있다. 더불어 저 한 문장으로 작품이 어떤 배경이 될 것이고, 어떤 등장인물이 나오고, 그들이 무엇을 할 것인지 단번에 예상할 수 있다. 위에서도 언급했듯 단순히 기술적으로 문장을 줄인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저 정도로 문장을 줄였는데도 흥미롭게 들린 다는 것이 핵심이다.

 

유명한 작품들, 재미있다고 생각한 작품들을 머릿속에서 한 줄로 요약하는 연습을 해보는 것도 좋다. 한 줄이 아니라 몇 줄도 괜찮다. 그러면 생각보다 훨씬 잘 되는 것을 느낄 수가 있을 것이다. 그 이유는 대상이 되는 작품들 자체가 기획이 탄탄하고 스토리나 플롯이 매끄럽기 때문이다.

 

자기 작품은 깊이가 남달라서 반드시 본편을 다 읽어야만 그 참맛을 알 수가 있다고 주장하시는 아마추어 창작자들이 제법 많다. 그러나 그것은 대부분의 작품들에도 해당되는 이야기이다. 영화도 어떤 작품이든 예고편보다는 본편이 더 깊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관객들은 그 예고편을 통해 보고 싶은 영화를 선택한다. 작가의 작품을 플랫폼, 출판사에서 광고를 하기 위해서는 필히 그 본문이 아니라 광고문구나 시놉시스를 이용한다. 그렇기에 짧은 글에서도 충분히 매력을 어필할 수 있는 작품이 대중소설로서의 미덕을 갖춘 작품이라 말할 수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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