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역병은 옛날에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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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역병은 옛날에도 있었다?
  • 정문섭 전문 기자
    정문섭 전문 기자 jms5558@hanmail.net
  • 승인 2020.10.17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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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도 코로나와 같은 역병이 창궐했다

며칠 전 서울대 박재갑 교수님으로부터 도록을 선물 받았다. 2020. 10. 8일부터 11월 12일까지 여는 서울대학교 병원 의학박물관 특별전을 소개한 도록이었는데 여기서 ‘무오년 독감’이라는 글을 우연히 발견했다. 한 마디로 옛날에도 코로나와 같은 역병이 창궐했다는 것이다. 윤기 지음 이규필 옮김 무명자집 성균관대학교출판부 | 2014년 09월 30일 출간 무명자(無名子) 윤기는 한평생 곤궁한 삶을 살면서도 선비로서의 주체성을 지키려 했던 전형적인 인물이다. 그가 살았던 18~19세기의 조선은 사회·문화적으로 다양한 변화양상이 나타나는바, 박지원(1737~1805) · 이덕무(1741~1793) · 박제가(1750~1805) · 이옥(1760~1815) · 정약용(1762~1836) 등 쟁쟁한 문인 학자들이 활동했던 시기다. 무명자집 문고 제4책

 무오년 독감 무오년 겨울 끝자락부터 기미년 봄에 이르도록 독감이 유행하였다. 사람들이 말하기를 “중국에서 독감이 일어났는데, 죽은 이가 몹시 많고, 청나라 건륭황제까지도 독감으로 붕어하였다. 드디어 우리나라로 건너와, 열흘 만에 곧장 서울까지 번져, 걸리지 않은 사람이 없다. 공경 이하로 죽은 이학 열에 두셋이나 된다.” 하였다. 이는 진기요 겁운이니 시를 지어 기록한다.

- 시의 전문-

음양이 온통 어질러지면 혹 사특한 기운이 병이 되어 생민을 해치니 각종 사례가 한둘이 아닐 세 조짐이 재앙으로 나타나 돌림병 되어 유행하네 옛날에도 그랬다지만 올해처럼 심한 해는 없었네 염병도 아니요 마마도 아닌 것이 온 세상 끝까지 덮쳤어라 돌림감기라 억지로 이름을 붙였지만 한 마디 말로 표현하기 어렵네 열흘 만에 천하에 퍼져 풍우 같은 기세로 몰아쳤네 고관과 백성들 날마다 죽어갔네 원근에서 유사에게 보고하는데 번번이 천백 단위 헤아리네 시장에는 삼베가 동났고 장례에는 널이 모자라구나 전쟁보다 참혹하고 역병보다 융악하다 완연히 호겁을 겪은 듯 상전벽해의 세월 지난 듯 듣자니 중국에서 시작하여 처음에는 더욱 많이 죽었다지 여파가 조선에 미쳐 곳곳마다 맹위를 떨쳤네 물어보자 주가 주장하여 기의 운행 어그러뜨렸나 삼 개월 만에 조금 수그러드니 이치를 아득히 알 수 없네 백성들은 환난 만나 은혜로운 하늘을 우러러 따사로운 햇살이 요기를 소멸시키고 때맞은 단비가 농사를 도와주어 보리도 벼도 풍년 들어 더 이상 피폐함이 없기를 바라네 섭리하는 분께 말씀드리노니 힘을 다해 보우하여 주소서 정조 이십삼년 서기 일천칠백구십구년 몸 무명자 윤기 지음 서기 이천이십년 봄 무간 박재갑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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