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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과 어머니

김홍관 시인
  • 입력 2020.09.09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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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과 어머니

옥피리 소리 절절하여
하늘 궁전까지 들렸더라.

하늘에서 선녀가 내려와 말하기를
잠못이루는 공주님 잠들게 해달라
피리소리 다시 청하였는디
피리쟁이 석주 그 청을 들어주었더라.

선녀가 고마워하며
옥비녀 뽑아줄 제
하마 받지 못하고 땅에 떨어뜨리니
비녀 그만 깨져 버렸더라.

옥비녀 떨어진 자리
비녀 닮은 꽃이 피더라.

어머니는 생전 쪽진 머리로 사셨다.
색경 앞에 앉으시고
대충 얼기빚으로 다듬고
이내 참빚으로 매무새를 하시곤
꼼꼼히 묶은 다음
쪽을 짓고 비녀를 꽂으셨다.

빚질 단정히 마친 다음
빠진 머리카락도
정성껏 다듬어 모아두셨지.
한 주먹 모아지면
어김없이 동백기름 장수가 다녀가고
머리카락은 돈 좀 보태 머릿기름이 되었지.
요즘 쪽진 머리야
테레비 드라마에서나 볼까?

여름이 익어 떨어질 즈음에
옥잠화 핀 정원을 걷는다.

화려한 향기는 어머니를 닮지 않았어도
어머니가 생각난다.
살아계시면 옥잠화 닮은
옥비녀, 옥가락지 선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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