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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공원은 거대 노상 술집

성용원 작곡가
  • 입력 2020.09.08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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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공원이 몸살을 앓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금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실시된 첫 주말, 한강공원은 술집이나 카페를 가지 못해 몰려든 사람들이 버린 온갖 쓰레기로 가득찼다. 오후 9시 이후 술집 등 음식점에 대한 영업제한 조치가 이뤄지자, 한강공원이 노상 술집으로 변질된 탓이다.

뚝섬 한강공원의 가로수에 버려진 온갖 쓰레기들

공원 안에 마련된 쓰레기통은 분리수거조차 되지 않은 온갖 쓰레기들로 가득 찼다. 은색 돗자리, 투명 가방, 양주병 등 버려진 쓰레기 종류도 다양했다. 농구코트 안에서는 전날 술판이 벌어진 듯 담배꽁초, 비닐봉투, 컵라면 용기 등이 바닥에 널브러졌다. 산책로 인근 대형 쓰레기통 2개는 이미 각종 오물로 가득찼고, 가로수 옆으론 넘쳐난 쓰레기들이 산을 이뤘다. 잔디밭에 맥주ㆍ소주 병이 버려져 있었고, 산책로 옆 평상엔 술잔으로 사용된 종이컵이 이곳저곳 널브러져 있었다. 토요일 밤부터 일요일 새벽까지 사람들이 몰려와 야외 술판을 벌인 탓이다. 

잠원 한강공원의 쓰레기 더미

동네 소음의 근원인 편의점 노상 파라솔도 편의점이 일반, 휴게 음식점으로 분류되어 야외 테이블에서 취식행위가 금지되자 안그래도 청명한 술 먹기 딱 좋은 날씨에 사람들이 야외로 몰려 공원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조용히 산책하고 운동하면 누가 뭐라고 하겠는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술 못 마셔서 한이 맺힌 사람들 같이 부어라 마셔라에 고성방가 그리고 취해서 비틀거리며 다른 사람과 몸싸움까지 벌이는 난장판을 벌이고 있는데 실내든 야외든 코로나 감염 방지를 위해선 밀집 지역을 피해야 되는거 아니겠는가! 야외에서 술 마시고 떠드는 건 허용하고 애꿎은 자영업자들만 규제하는 꼴이다. '적당히'라는 절제를 모르는 반동의 백성들은 술을 마셔도 밤 새워 술에 곤드레만드레 취할 때까지 마셔야 직성이 풀리고 고성방가와 경박한 웃음소리와 거센 척하며 내뱉은 욕지거리는 옵션이다. 다들 귓구멍이 막혔는지 스포츠 경기든 집회 현장이든 우선적으로 인공적인 음향증폭기인 스피커와 마이크로 사람 혼을 쏙 빼 놓는다.  

농구코트에선 농구를 해야지 종이 깔고 앉아 술 마시고 낄낄거리고 오만 쓰레기는 다 버리고 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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