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만나는 시간, 마음으로 자신을 그리는 시간
피카소가 자화상을 즐겨 그렸듯이 자신을 만나는 일은 고독하지만 낯선 여행이 된다.
피카소 사진관
마 혜 경
그곳 바닥에는 깨진 거울이 있었고
파편들은 대체로 누워있었다
문득 내가 궁금했다
빛이 예리하게 바닥을 지날 때
다행히 두 눈동자만큼은 조각의 한가운데 자리 잡아
잘리거나 어긋나지 않았으며
어제를 재연하듯 경직되었다
스틸사진과 닮았다고 생각을한 게
아마 시계에서 조각조각 소리가 날 때였을까
그곳 바닥, 거울 눈동자 속에서
시간이 찰칵 조각나고
빛은 표정을 지우고 있었다
두 눈동자만큼은 사라지지 않고
정면을 응시한 채 기억되고 있었다
내가 조각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