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승주 조교사의 마방산책] 꽃피는 봄이 오면 꽃가마 타고 시집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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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승주 조교사의 마방산책] 꽃피는 봄이 오면 꽃가마 타고 시집갑니다.
  • 권승주 전문 기자
    권승주 전문 기자 ksj1224217@hanmail.net
  • 승인 2020.03.02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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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마 교배에서 중요한 것은 어떤 씨수말을 신랑으로 선택할 것인가에 대한 결정이다. 한순간의 선택이 자마의 경주 능력과 가격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겨우내 차가웠던 바람이 훈풍으로 바뀌는 계절이 돌아오면 자연속의 많은 생물들은 기지개를 펴기 시작한다. 이 시기가 되면 말들도 생리적인 변화가 시작된다. 암말에게 발정이 시작되는 것이다. 2월 중순부터 시작되어 6월 말까지 약 21일 주기로 발정이 일어난다. 새끼를 분만한 씨암말들도 분만 후 7일이 되면 발정이 온다. 새끼를 분만한 씨암말의 경우 자궁의 회복이 덜 되었거나 자궁에 있던 이물질이 완전히 밖으로 배출이 되지 않은 경우는 발정이 왔어도 교배를 시키지 않고 다음 발정이 올 때 교배를 시키는 경우가 많다.

씨암말의 발정징후는 꼬리를 들어 올리고 배뇨 자세를 취하며 오줌을 빈번하게 눈다. 동시에 외음부를 벌렁거리며(윙킹) 2~3초 주기로 음핵 노출을 반복하다가 씨수말의 승가를 허용한다.

교배를 시킬 때 바로 씨수말이 교배를 실시하지 않는다. ‘시정마라고 불리는 조랑말이 먼저 암말의 발정상태를 체크한다. ‘시정마가 씨암말을 충분하게 애무를 하고 씨암말의 엉덩이에 다리를 걸쳐 올라타게 한 후 씨암말이 수말을 받아들일 자세를 취하는지를 확인한다. 이때 시정마에게는 앞치마를 씌워 주인공 노릇을 못하게 하기도 한다. 이런 과정을 모두 거친 후 씨수말이 등장하여 교배를 시작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는 이유는 교배를 할 때 씨암말이 완전한 발정이 오지 않았거나 발정이 왔더라도 씨수말을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경우 뒤발로 걷어차기도 한다. 이때 씨수말의 페니스가 차이게 되면 오랫동안 교배를 중단해야 하므로 이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이다. 그러므로 교배를 할 때 씨암말의 뒤 발굽에 글러브를 채우고 교배를 한다.

‘시정마’는 평생 교배 한번 못해보고 씨암말에 걷어차이기도 하고 씨암말에 올라타려고 하면 끌어 당겨 교배소 밖으로 퇴장시키다 보니 많은 스트레스가 쌓여 오래 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시정마’의 생은 ‘내시’보다도 불쌍하다(사진 제공= 렛츠런팜 제주).
‘시정마’는 평생 교배 한번 못해보고 씨암말에 걷어차이기도 하고 씨암말에 올라타려고 하면 끌어 당겨 교배소 밖으로 퇴장시키다 보니 많은 스트레스가 쌓여 오래 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시정마’의 생은 ‘내시’보다도 불쌍하다(사진 제공= 렛츠런팜 제주).

시정마는 평생 교배 한번 못해보고 씨암말에 걷어차이기도 하고 씨암말에 올라타려고 하면 끌어 당겨 교배소 밖으로 퇴장시키다 보니 많은 스트레스가 쌓여 오래 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시정마의 생은 내시보다도 불쌍하다(사진 제공= 렛츠런팜 제주).

시정마는 평생 교배 한번 못해보고 씨암말에 걷어차이기도 하고 씨암말에 올라타려고 하면 끌어 당겨 교배소 밖으로 퇴장시키다 보니 많은 스트레스가 쌓여 오래 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시정마의 생은 내시보다도 불쌍하다.

경주마의 교배에서 중요한 것은 어떤 씨수말을 신랑으로 선택할 것인가에 대한 결정이다. 그 이유는 한순간의 선택이 자마에 대한 경주 능력과 마필 가격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씨암말 주인의 입장에서는 인기가 좋은 씨수말과 교배하기를 원하지만 씨수말 주인은 우수한 씨암말을 신부로 받아들여 교배를 해 주려고 한다. 인기 씨수말의 경우는 교배를 신청한 씨암말이 우수한 조건을 갖추지 못한 경우는 교배신청을 받아들이지 않기도 한다.

올해 제주 라온 목장에서 소유하고 있는 머스킷맨의 경우 교배를 원하는 씨암말의 신청을 받아서 그중에서도 우수한 씨암말을 선별하여 신부로 받아 줄 명단을 발표하였다. 우수한 씨암말이라 함은 혈통이 우수하거나, 형제자매의 경주성적이 우수한 말을 배출한 경우를 말한다. ‘머스킷맨의 첫 자마들이 2019년에 데뷔하여 좋은 성적을 내고 있기 때문에 머스킷맨의 가치를 더 높이기 위한 전략이다.

그렇지만 우수 씨암말과 우수 씨수말이 교배를 하더라도 대다수가 능력 있는 경주마가 되는 것은 아니다. 닉스가 맞아야 한다. 즉 궁합(혈통의 친화력)이 맞아야 한다는 뜻이다. 씨암말 소유자는 궁합이 잘 맞는 씨수말을 선별할 수 있는 능력을 가져야 한다.

우수한 경주마를 배출하기 위해서는 우수한 혈통, 적절한 사양관리, 체계적인 육성조련이 잘 이루어 져야 한다.

좋은 자마를 배출하기 위한 교배의 배합과 관련한 여러 가지 이론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도시지이론(Dosage)’이다. 도시지는 경주마의 능력을 스피드(Speed)와 스태미나(Stamina) 두가지로 크게 구분하여, 어떤 경주마가 유전적으로 어떤 능력에 치우쳐 있는지를 수학적으로 측정하는 이론적 방법이다.

이 이론은 어떤 경주마의 혈통상에 나타나는 4대 선조까지를 살펴서 그 경주마의 능력에 큰 영향을 미친 선조 씨수말의 특성에 입각하여 평가한다. 도시지 이론에서는 현대 더러브렛 경주마들에게 유전적 영향을 크게 미친 씨수말들을 선정하여 비교 기준으로 삼고 있다.

또 다른 이론은 3S X 4D이론이다. 이 이론은 부계(Sire)와 모계(Dam)3대와 4대에서 만나는 근친 교배의 배합이 우수자마를 배출할 확률이 높다는 이론이다.

우리나라에서는 ‘K닉스 이론육종가이론을 개발하여 사용하고 있다.

교배에는 근친교배, 계통교배, 이계교배의 3가지 형태가 있다. 근친교배는 5대내에 같은 조상이 있는 것을 말하고 계통교배는 5대가 아닌 8대 이내에 있는 것을 말한다. 이계교배는 전혀 같은 조상이 존재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어느 학자는 현재까지 계속하여 근친교배를 해오고 있지만 과거에 기록을 뛰어 넘지 못하고 있는 것은 근친에 한계가 왔다는 증거이다. 그러므로 이제는 이계교배에 눈을 돌려야 할 때라고 주장하는 학자들도 있다.

한국마사회에도 도입하는 씨수말 중에 가끔 국내에 혈통이 없는 이계혈통의 씨수말을 도입하기도 한다.

경주마 역사에서 가장 씨수말로 각광을 받았던 말은 “노던댄서”다. 우리나라에 도입되는 경주마들의 대다수가 노던댄서의 후예들이다(사진 제공= 한국마사회).
경주마 역사에서 가장 씨수말로 각광을 받았던 말은 “노던댄서”다. 우리나라에 도입되는 경주마들의 대다수가 노던댄서의 후예들이다(사진 제공= 한국마사회)

 

경주마 역사에서 가장 씨수말로 각광을 받았던 말은 노던댄서. 우리나라에 도입되는 경주마들의 대다수가 노던댄서의 후예들이다(사진 제공= 한국마사회).

경마는 혈통의 스포츠다. 국제 경마계에서는 더러브렛(Thoroughbred)’ 품종만 경주마로 인정하고 있다. 더러브렛의 어원은 철저하게(through)+기르다(breed) 의 합성어로 철저하게 길러진다는 뜻이다. 더러브렛은 17세기 영국에서 토종 암말과 아랍 수말을 교배시켜 만든 품종이다. 더러브렛은 부계와 모계 모두 8대를 거슬러 품종이 확인 되어야 한다. 더러브렛 경주마는 자연교배를 통해 임신되어야 하며 인공수정은 허용되지 않는다. 인공수정을 통한 말은 더러브렛 경주마가 아니다. 더러브렛 역사에서 가장 씨수말로 각광을 받았던 말은 노던댄서이다.

이 말은 1961년 캐나다에서 태어났다. 경매 시장에 내놓았을 때 어느 누구도 쳐다보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체고가 다른 말에 비해 작은 편이였다. 노던댄서의 신장은 확실히 모계쪽 할아버지로부터 영향을 받았다. ‘하이페리온(Hyperion)’이 다 자랐을 때 체고도 작았다. 경매에서 낙찰이 되지 않자 미국으로 건너가서 경주에서 연승을 거듭하였다. 은퇴할 때 거둔 성적이 1814승이었다. 1964년 켄터키더비 우승. 프리크니스 스테이크스에서도 우승을 하였다. 왜소한 체구의 말이 더러브렛의 역사에 새겨 놓은 성공과 위상은 믿기 어려운 일이다. 그 당시 노던댄서의 자마들은 경주에 출주하여 80%가 우승을 하였다. 19871회 교배료가 1백만 달러였다. 그의 자마들로는 영국의 3관 경주를 우승하고 최고의 씨수말로 평가받았던 니진스키(Nijinsky)’가 있으며 프랑스 챔피언자리에 올랐던 누레예프(Nureyev)’ 등 이루 헤아릴 수가 없다. 우리나라에 도입되는 경주마들의 대다수가 노던댄서의 후예들이다.

현역 경주마 시절 성적이 매우 우수했다고 하여 좋은 씨수말에 되는 것은 아니다. 자식에게 얼마만큼의 자기가 가지고 있는 좋은 유전력을 내려 주느냐가 관건이다. 또 다른 요인은 임신을 시킬 수 있는 수태율이 높아야 한다. 씨암말을 수송차에 싣고 씨수말이 있는 목장으로 장거리 이동을 하여 교배를 했는데 임신이 안 되었을 경우 인력소모와 수송에 따른 비용이 많이 들 뿐만 아니라, 빨리 임신이 되어 이른 생일을 가져야 경매시장에서 인기가 좋기 때문이다. 생일이 이른 자마들을 선호하는 이유는 더비경주에 있다. 모든 경마국에서 실시하는 더비경주는 3세에 단 한번만 출전할 자격이 주어진다. 모든 경마개최국에서 5월생이 이 경주를 우승한 경우는 거의 없다. 3세 때 한두 달 차이는 하늘과 땅차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수한 씨수말을 좌우하는 요인은 강한 유전력과 수태율이다.

이런 면에서 볼 때 국내에서 활동했던 씨수말 중 1세대였던 디디미2세대인 메니피는 단연 으뜸이었다. 이 모두가 노던댄서의 손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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