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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영 비시 詩帖] 눈덮인 산책로

김문영 글지
  • 입력 2020.01.23 16:00
  • 수정 2020.01.24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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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덮인 산책로>

 

간 밤에 아무도 모르게 소롯이 눈이 내렸어요

자국 없는 눈길을 아내와 구름이와 함께 걷습니다

수많은 산짐승들 추위 피해 땅굴이며 나무기둥 속으로 숨어들고

목마른 고라니 계곡 찾아 산책로 서성일 때

스산한 바람에 나뒹구는 낙엽 몇 잎

뒹구는 낙엽소리에 놀란 고라니 화들짝 내달리면

선 잠 깬 산새들도 푸드득 추운 하늘로 날아오르고

산책나선 구름이 즐겁게 눈 위에 발자국 남깁니다

아내의 명랑한 야~호 소리 하늘 높이 오르고

구름아 헤헤헤 이리와 헤헤헤

지금 마냥 행복한 내 목소리도 산기슭을 내달립니다

어제 후회스런 일들은 바로 잡을 순 없지만

지금 이순간부터 오늘은 작은 행복이라도 만들 수 있습니다

그저 지금 이순간이 최고라는 생각을 할 때

아내의 야~호 소리가 산골짜기에 부딪힙니다

울림이 없는 인생을 어찌 인생이라 할 수 있나요

울림없이 살아온 날들이 문득 부끄러울 때

세월따라 걸어온 길 후회도 많지만

눈 위에 새겨지는 발자국마다

새로운 희망의 메시지 새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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