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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영 비시 詩帖] 약한 것들의 겨울나기

김문영 글지
  • 입력 2019.12.25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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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한 것들의 겨울나기>

 

골짜기를 휘돌아온 한파

텃밭 마른 나뭇가지를 덮쳤다

오소소 떨며 앉아 있던 산새들

깃털 더욱 야무지게 여미지만

찬바람은 속속들이 파고들어

급기야 언 살 터뜨린다

끈덕지게 아픔 참아내는 추운 아침

규제와 통제를 외치는 갑들의 함성 높아지고

살아남기 위해 비위 맞추는 을들의 낮은 목소리

산마루 넘지 못하고 허리에 걸린다

간 밤 휘영청 빛을 뿌리던 둥근달

날은 밝는데 아쉽고 안타까워 지지못한 채

하늘 한 켠에서 빛을 잃는구나

약자들의 어깨동무 맹렬한 추위 감당하지 못하고

힘없이 맥없이 풀리는구나

어깨 풀린 겨드랑이 사이로

매운 찬바람 사정없이 내리꽂히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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