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윤한로詩) 은하수 마을

서석훈
  • 입력 2013.05.25 11:49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은하수 마을
윤 한 로

안양천 똥물이
애법 맑아지더니

은하 슈퍼도 뜯기고
은하 아파트도 뜯기고
은하 고시원, 다방, 오토바이상사
은하수 호프도 뜯기고
은하네도 떠나고
별처럼 하나 둘
떠났구나들
작지만 세게 놀던 애들
싸구려 호프집, 싸구려 노래방, 싸구려 이발소
평일미사 빼먹지 않던 신심깊은 할매들도 많았는데
꼭 정든 두메산골만 같았는데

다 뜯어발린 덕천 마을
다시 또
성호 한번 긋네



시작 메모
하여튼 재개발로 다 뜯어발기기 전에는 덕천 마을로 놀러 갔다하면 2차, 3차, 노래방에 입가심까지 진탕 먹고 두시, 세시는 넘어야 보내줘서 왔다. 참 좋았다. 거기 가면 싸구려 식당, 목욕탕, 이발소, 당구장도 많아 머리 깎으러 침 맞으러도 거기로 갔는데. 성당 할머니들도 유독 신심 깊은 동네라 평일 새벽 미사에 가장 많이 왔다. 추운 겨울에도 하루도 거르지 않고, 걸어 걸어서 오셨는데들.





작 성 자 : 서석훈 ranade@krj.co.kr
저작권자 © 미디어피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