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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한로詩) 오솔길

서석훈
  • 입력 2013.05.11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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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솔길
윤 한 로


점심나절 맑은 봄바람
서류 행정 늬들이나 다 해라
학교 뒷산 철망 뚫고
진달래 오솔길 간만에 오르다
시껍하네
공부하는 여자애들 둘
담배 한 대 꼬실른다 퍼질러 앉아
더는 긴 말 필요 없스요
그 꽃 두 송이
너무 아파
나 성호를 긋네
그 길
두 번 다시 가지 않으리



시작 메모
아침형 인간들이 싫다. 철저한 계획에 의거, 강철 같은 추진력을 지니고 인정사정 보지 않는 그 철인들. 아침이, 새벽이 오히려 좋댄다. 아침이면 꺼벅꺼벅 맥을 못 추는 올빼미 족속들이 좋다. 어둡고 눈부신 밤이 그립다. 만나고 울고 웃고 싸우고 게임하고 사랑하고 당구치고 노래방 가고 시를 쓰는 올빼미들. 일단 누군가를 위해 성공을 양보하기로 한 인간들. 지각하고 엎드려 자고 담배도 피고 하는 올빼미 기질 애들이 점점 줄어드는 추세다.


작 성 자 : 서석훈 ranade@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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