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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꾸라지’ 혈흔이 묻은 칼을…

최하나 기자
  • 입력 2019.10.07 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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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N

[미디어피아] 최하나 기자= 배홍태는 검사 시절 자신이 담당했던 미해결 사건을 다시 마주했다.

남편이 유일한 용의자인 살인사건의 담당 검사였던 배홍태는 재판에서 지문과 혈흔이 묻은 칼을 제출했다.

임의제출 동의를 받지 않았던 칼은 적법한 절차를 밟지 않은 위법 수집되었다고 판단, 증거에서 배제되었다.

일주일 안에 새로운 증거를 찾아내지 못하면 무죄로 용의자를 풀어줘야 하는 상황. 배홍태는 직접 증거 찾기에 돌입했다.

동료검사와 함께 찾은 현장에서는 제3자의 흔적을 발견했을 뿐 범인을 잡을 핵심 증거는 찾지 못했다.

사건의 진실에 다가갈수록 자신이 틀렸다는 것을 깨달은 배홍태. 그는 좀처럼 풀리지 않은 답에 조언을 구하기 위해 한윤서를 찾았다.

한윤서는 고민하는 배홍태에게 잘못을 바로잡는 방법은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라는 사이다 일침을 날렸고, 배홍태는 진범을 찾아 현재 용의자인 남편의 무죄를 밝히는 것이 최선이라고 다짐했다.

인권증진위원회(이하 인권위)에도 절도사건과 관련한 새로운 진정이 접수됐다.

진정인 박기수는 위법한 긴급체포에 의한 인권침해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를 체포한 구민용(양주호 분) 경위는 그의 전과기록, 범행 스타일로 보아 박기수가 범인이라고 판단하고 오랜 잠복 끝 체포했다는 것.

오히려 '법꾸라지'처럼 법망을 빠져나가는 박기수의 수법을 지적했다.

사건 당일 교통안전교육을 받고 있었다는 박기수의 알리바이는 충분했다.

무엇보다 담당 조사관 한윤서에게 자료 제출 요청을 받자 사건 경위를 임의동행으로 변경한 경찰의 모습도 수상했다.

법적인 문제점을 검토한 듯 보이는 경찰의 태도에 한윤서는 "전과자라고 해서 마구 잡아들여도 되는 게 정의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박기수의 진정내용만 보면 체포과정에 문제가 있어 보이는 상황. 한윤서는 박기수와 구민용을 대질하여 진실을 밝히기로 했다.

홍태가 사건의 실마리에 다가가며 감정의 변화를 느낄 때마다 바뀌는 눈빛 연기 또한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상승시키며 공감대를 자극, 시선을 사로잡았다.

‘달리는 조사관’은 절차 때문에 범인이 무죄가 될 수도 있는 현실을 예리하게 짚었다.

인권을 ‘시궁창에서 핀 꽃’이라고 한다는 말은 인권의 딜레마에 대한 묵직한 화두를 던졌다.

자신의 과오를 마주한 배홍태의 현실적 고민은 공감대를 높였다.

“한 조사관님은 지금까지 조사하면서 틀린 적 있습니까?”라는 그의 고민 섞인 물음에 한윤서의 답은 명료했다.

실수를 인정하고 재조사해 다시 보고하면 된다는 것.

“잘못을 인정하는 최고의 방식은 무죄를 입증하는 거 아닐까요”라는 한윤서의 조언에 배홍태는 무리한 유죄 입증이 아닌 부끄러운 검사가 되지 않기로 결심했다.

배홍태의 진정성과 변화는 검사, 혹은 인권조사관으로서 보여줄 앞으로의 활약을 더욱 기대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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