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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영 비시 詩帖] 조롱박

김문영 글지
  • 입력 2019.08.28 08:47
  • 수정 2019.08.28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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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롱박>

본질은 팽개치고 곁가지 붙들고 늘어져
조롱만 난무하는 정치
조롱이 조롱으로 이어지며
강같던 정의가 역류하는데
악마의 발톱을 숨긴 채 
대대적으로 가해의 습성에 길들여진 
갑들의 행진이 이어지누나
곁가지에 매달린 티끌 찾아내 
후후 불고 탈탈 털어내며
어쩌면 권력도 움켜잡을 수 있다는 야욕이 커지는 만큼
노심초사하는 애국자들의 근심과 걱정도 많아지는데
땡볕도 열기를 식히고
바람이 서늘한 기운을 몰고 오니
높아만가는 하늘 밑에서 
주렁주렁 조롱박 힘차게 영그네
쓸쓸한 마음 위로하는 
한떨기 바람 불어오면
말해야지 
철옹성도 세월가면 무너지나니
청소하고 고치는 일 게을리 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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