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다가 약간의 공통점을 발견하고, 예를 들면 `스마트폰도 좋지만 가끔은 창밖을 보며 자연을 만끽하고 사색에 빠져들면 좋지 않겠습니까?` 그럼 그 대답으로 `정말 사색의 공간이 필요해요.` 라든가 `요즘은 여성들이 산에 가는 거 이거 장난 아니지 않습니까? 갖춰 입으면 250만 원 든다는 소리 들었습니다.` 에 `250만 원이 뭐에요? 천만 원은 든데요.` 이런 얘기를 나눌 수 있을 것이다. 또는 `이제 소주값만 오르면 다 오르는 거 아니겠습니까?` 하고 남자가 말하면 `소주값 이건 참을 수 없어요. 저도 소주값 올리면 시청 앞에 나갈 거에요.` `시청에요?` `네 시위할 거에요`. `아이고 소주값 올린다고 여성이 시위하면 카메라가 바로 찍을 겁니다.` `찍으라죠. 소주 안 마시는 여자 있으면 나와 보라고 해요.` 이렇게 대화가 술술 풀려나가면서 찻잔도 비고 그만 일어날 분위기가 될 때 시간이 대충 술시가 되어 `어디 가서 가볍게 식사라도 하시죠?` 하고 권유를 하게 되는 것이다. 이때 조심해야 할 것은 아무리 대화가 통하고 기분이 업 된다 하더라도 `오늘 한 번 코가 삐뚜러지도록 마셔보죠` 같은 말을 함부로 내뱉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돼지 껍데기, 염통, 닭똥집 먹으러 가자고 졸라서도 안 된다.
샤부샤부라든가 복매운탕이라든가 스테이크라든가 한정식이라든가 가급적 깔끔한 집을 고르되 수저 받침까지 나오는 그런 곳이면 더 좋다 하겠다. 물도 냉수보단 오차를 내오는 곳 말이다. 들어가자마자 `물은 셀프입니다` 소리를 들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이렇게 해서 식사를 하는데 다짜고짜 소주를 시키지 말고 `반주 한 잔 하시지요?` `어머 전 술은 별로.... `
`가볍게 한 잔 하시죠.` `그럼 맥주 한 잔만.` `아 맥주요, 저는 소주를 시키고 아 그러고 보니 소주 하나 맥주 하나 소맥도 가능하네요.` 하며 한번 웃어준다.
이렇게 해서 여자도 평소에 즐겨 마시는 소맥을 마시게 된다. 안주가 있고 예의를 갖춘 남자가 지갑까지 열 작정이니 몰래 스커트 옆 고리 풀고 앉아서 차분히 드신다. 여기까진 일반 여자를 상대할 때의 절차이다. 그런데 잊지 말 것은 당신이 상대하는 여자가 일반 여자가 아니라 도도녀라는 사실이다. 도도녀라면 찻집에서부터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럼 다시 찻집으로 돌아가 보자. (다음 주에)
작 성 자 : 서석훈 ranade@krj.co.kr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