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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영 비시 詩帖] 다래순을 따면서

김문영 글지
  • 입력 2019.04.26 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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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 그치면 산은 신록의 혁명을 일으킵니다
앙상하게 메말랐던 나무들은
모험과 도전의 우렁찬 삶을 시작합니다 
어떤 나무들은 혹한과 폭풍우에 시달려 
부러지고 죽기도 했지요
그러나 대부분의 나무들은 희망찬 삶을 시작합니다 
처음 새 잎이 고개를 내밀 땐
관심 모으지 못하는 가치없는 존재
비와 바람과 햇빛이 공동전선을 형성하여
기운을 북돋우면
혹시 죽어가던 나무들도 다시 살아납니다 
사람 사는 세상보다 자연은 훨씬 숭고 합니다 

다래나무는 높고 험한 산에 살면서 
모든 역경을 물리치고 부드러운 새순을 내놓습니다
사전을 찾아보니 다래순의 효능 대단 합니다  
암도 예방한다네요
인간은 대부분 발견되지 않은 암덩어리 
하나씩은 달고 사는 것 아닐까요 
발견되지 않은 내 몸 안의 암세포를 생각하면서
싱그러운 다래순을 땁니다
거짓과 모함과 협박이 난무하는 못된 사람의 세상
나도 사람인 것이 부끄러운 시간 
내가 다래순이 되면 얼마나 좋을까 
이 세상의 모든 암세포를 죽일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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