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30만 원이 야기하는 이러한 훈훈한 일련의 행위는 배삼지 국장의 마음에 깊은 물결을 일으켰다. 앞으로 마담을 위해서 해야 할 일이 적지 않으리라는 예감이 들었다. 사실 배 국장이 아무데서나 지갑을 열고, 그것도 30만 원의 현찰을 건넨다는 건 평소의 그답지 않은 일이었다. 문화예술계나 체육계 인사들로부터 얻어먹는데 익숙한 그가 마담이나 옆자리 아가씨의 팁을 챙기는 일은 드물었고, 그저 잠시 즐기다 일어나면 그만인 그런 자리에 어느 정도 물려 있기도 했다. 그러한 배 국장이 자진해서 이러한 자선 행위를 하고 지금도 후회하지 않고 있다는 것은, 마담 살찐 뱀이 어느 정도 강한 마력을 품고 있는지 짐작케 한다. 30만원을 아내 천휘순 여사에게 건넸다면 어떤 결과가 있겠는가? ‘어머, 고마워요.` 이 한 마디면 끝날 것이다. ‘피곤하실 터인데’ 하며 꿀물이나 한 잔 갖다 주겠는가? 얼른 주머니에 넣고 다음날 낮에, 만날 뭉치는 그 여편네들과 한정식 식당에서 남편 흉이나 보며 호호 헤헤 할 것이다. 그러나 같은 돈이라도 진정 필요한 여인에게 그 돈이 갈 때는 이렇게 다른 반응, 즉 진정한 교류의 장이 열리는 것이다. (다음 주에)
작 성 자 : 서석훈 ranade@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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