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만 알고 싶은 곳이 있다. 공개하기 싫다. 언제든지 찾아가서 고적함을 누리고 싶다. 드넓고 시원스런 공원, 확트인 광장에 들어서 멀리서 봤을 땐 노숙자가 벤치에 모포를 뒤짚어 쓴 채 누워 있는 줄 알았다. 가까이 가보니 조각품이었다. 이름도 , 예수님? 그렇다! 이 곳 서소문 밖은 조선시대 공식 처형지이자 한국 최대 순교 성지였다. 순교자의 이름을 새긴 순교자 현양탑이 높이 솟아 고인의 넋을 기리고 그래서 교황청에 설치된 것과 같은 티모시 쉬말츠의 '노숙자 예수상'이 낡은 담요 한장으로 세상의 거친 풍파를 이겨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