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멸을 향해 가는 여자들에 대해서 지난주에 언급한 바 있다. 멀쩡한 집 놔두고 남편, 자식, 시어머니, 시아버지 다 놔두고 왜 외간 남자와 굳이 사건을 만들려 하는가? 이런 여자를 일컬어 남편분들은 `제 정신이 아닌 여자`, 시댁 식구들은 `호강에 겨워 미쳐가는 년`이라고 하겠지만 친구들은 `정신 차려 이것아` 또는 `넌 좋겠다`로 편이 갈라서 있다. 여자들의 심리 기저에는 남편과 시댁식구에게 진정한 여자의 대접을 못 받고 산 지난 세월이 앞으로도 쭉 이어지리라는 불안과 함께 쌓여가는 원망 그리고 `나도 한번!` 같은 오기가 자리잡
‘도도녀’를 공략하는 법에 대해서 일장 강의를 하며, 첫째 ‘적당한 관심을 보여라’라고 지난주에 꼭 집어 언급한 바 있다. 짐승도 관심을 보이면 알아듣고 그 자에게 호감을 보이듯, 말도 친밀감을 드러내면 ‘너, 괜찮은 인간이구나.’ 속으로 생각하듯 하물며 인간 그 중에서도 여자의 경우는 자신에게 관심을 쏟지 않는 세상, 또는 조직, 또는 남녀노소, 또는 어떤 남자를 대단히 못마땅하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 자신의 가치에 대해서 세상이 그토록 무지하고 또 몰염치한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여자는 이러한 생각을 아니 할 수 없는데 여
돈 내고 영화관에 들어가 로맨스 영화를 한 편 보면, 남녀의 뼈아픈 사연과 애틋한 사랑에 참으로 가슴이 저려오기 마련이다. 그러나 어떤 빈약한 체구의 중년 남자가 동네 어귀의 빨간 불빛이 비치는 수상한 카페에서 ‘살찐 뱀’ 같은 중년 마담과 술잔을 주거니 받거니 하며 허벅지를 맞대고 실없는 소리를 해가며 두 어 시간을 보냈다면, 그걸 카메라로 찍어댔다면 누가 그 필름을 보려 할 것인가? 누가 그 남녀가 가슴 아프다고 눈물지을 것인가? 닭살 돋는다고, 저리 치우지 못하겠냐고, 뭔 화면이 저리 추잡하냐고, 저 눈짓 하며 손짓 하며 저
이리하여 문화체육계의 주요 인사 배삼지 국장이, 집으로 가다 말고 들른 동네어귀의 ‘수상한 카페’에서 마담 ‘살찐 뱀’과 함께 한, 꿈결 같고 거짓말 같고 금쪽같은 두어 시간이 지나고, 만나면 헤어지는 인간사의 섭리에 따라, 두 사람은 사랑의 증표 대신 계산서와 카드 영수증을 주고받으며 가슴 아픈 이별의 장면을 펼쳐 보이고 있었다. 함께 한 시간이여! 함께 했던 이 자리여! 가슴과 가슴이, 눈빛과 눈빛이, 굵은 허벅지와 빈약한 허벅지가, 만나고 교환하며 은밀히 부딪쳤던 열락의 시공간이여! 배삼지 국장은 초혼을 부르짖는 김소월처럼 자
한 자리에 앉은 남녀가 헤어질 땐 이별의 아픔이 밀려오는 법이었다. 여기가 대동강 부벽루는 아니지만, 눈앞에 강이 흘러 눈물을 보탤 수는 없지만, ‘수상한 카페’라고 남녀가 동석하는 무대가 있고, 위장으로 흘러드는 술이 있어 눈물보다 뜨거운 욕망이 솟구치니 남녀의 이별은 언제 어디서나 가슴을 울린다 하겠다. 특히 만지면 느낌이 바로 오고 만지지 않아도 느낌이 시나브로 오고 있는 마담 ‘살찐 뱀’을 현장에 두고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 배삼지 국장의 가슴은 크게 쓰라렸다. 쓰라렸다기보다 아려왔다. 왜 우리는 만난 지 두어 시간 만에 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