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데로 모시겠다는 40대 사내의 발언에 차나 마저 마시라고 대꾸한 고대해의 일화는 두고두고 회자될 만한 것이었다. 담담하기가 마치 물과 같아 `가장 좋은 것은 물`이라는 노자의 `상선약수`가 떠오르는 대답이었던 것이다. 우린 사내들이 흔히 `술이나 마저 마셔` `입 닥치고 영화나 봐` `그만 옷이나 벗어` 같이 말하는 데서, 모든 걸 내려놓고 하던 짓이나 마저 하자는 바람을 읽을 수 있다. 사내는 고대해가 담담하게 나오자 입맛을 다시면서도 일단 한 발 후퇴하지 않을 수 없었다. 차야 어차피 마시게 되어 있는 거, `조용한 데로
“동영상에도 잘 어울릴 것 같습니다.”라고 말한 40대 사내는 고대해가 덤덤하게 그 말을 받아들이자 의외라고 생각하면서도 이러한 발군의 여성은 결코 호들갑을 떨거나 갑자기 고무되어 이성을 잃거나 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에 주목하였다. 고대해는 수많은 남성의 판타지를 만족시켜주기 위해서만 사진 촬영을 하고 있는 건 아니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고대해가 모델로 나감으로써 그 남성잡지는 상당한 매출 신장을 기대해도 좋을 것이었다. 왜냐하면 고대해는 지금까지의 어떤 모델과도 그 형태와 느낌과 아우라가 크게 달랐기 때문이었다. 남성의 채워지지
지난주에 요즘은 동호회에서 남녀가 접선하는 경우가 있다고 피력했더니 문의가 빗발쳤다. 한 동창은 여편네가 사진동호회에 들어가더니 서울과 경기도를 다 돌았고 이제는 전국을 돌고 있다고 하였다. 전국을 돌며 사계절과 사계절의 하늘, 꽃, 강, 바다, 노을, 인가, 남녀노소를 담고 있는데 무엇 때문에 그리 오래 지속적으로 전국을 도느냐 했더니 여기 작품들을 보고도 모르겠냐고 예술에 대해서 무지한 자 취급을 하더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내가 거기 무슨 문제가 있냐고 묻자 작품 핑계로 다른 짓을 저지르고 다니지 않겠느냐는 것이었다. 즉 사내가
성체성사 윤 한 로뭉툭한 새앙손 바르르 떨며 받아모신다돈짝만한 몸아무 맛없는 맛기쁨에얼굴 찡그린다이 밥으로또 하루를 산다영원한 하루살이왼 어깨 비스듬히 남루를 걸친다시작 메모작은 밀떡 쪼가리지만, 아무 맛도 없지만, 지극히 단순하지만, 기쁨을 주고 힘을 준다. 성체는 영혼의 밥이다. 오늘도 성체를 받아 모시고 힘을 구하고 용기를 청한다. 간음하지 않도록, 거짓말하지 않도록, 도둑질하지 않도록. 야곰야곰 말을 훔치고 시간을 훔치고 행복을 훔치고 평화를 훔치고 푸른 하늘을 훔치는 도둑놈이 되지 말자. 어렸을 적 밤 도둑놈 발자국은 내
질경이 윤 한 로퉤퉤 배알이 꼴려길바닥마다 지천으로 일어섰다공주 명학소 고리나 짜는 순 쌍놈 마을거기 망이 같은 풀망이 동생 망소이 같은 풀찌르는 뙤약볕 속 짓눌리고 밟혀도 질기디 질겨빠져 지랄 같은 풀개망나니 같은 풀나는 족족 끝까지 살아나리푸릇푸릇 죄, 거스르리꽁보리밥 한움큼 곱삶아 움켜먹고짚신에 감발에 베두렝이 한자락 떨쳐입고시작 메모옛날 고려 적, 공주 명학소 고리 백정 마을 망이와 망이 동생 망소이가 떨치고 일어났다. 천민으로 살다 살다, 참다 참다 못해. 마침내 잡혀서는 ‘내 목을 베일지언정 끝까지 무릎은 꿇지 않으리라’
당신에겐 블공평해 보이겠지만 아래와 같은 인생도 있다. 40대 중반 나이에 정부 모처의 국장직을 수년간 수행해오고 있는 이 남자, 가출이라곤 한 번밖에 하지 않은 고 2 딸이 오늘도 방 안에 틀어박혀 있고 사소한 폭행과 절도가 각 1회에 그친 중 3 아들은 올해 들어 자숙하고 있다. 그리고 팔순 노모는 시골 형님께서 어제도 오늘도 차질 없이 모시고 있다. 남자의 아내로 말하자면 비록 집 안에서의 행실과 골프장이나 문화센터나 고급 식당을 드나들 때의 태도에 차이가 있다 하더라도, 동창과는 두 시간에 걸쳐 대화의 장을 마련하지만 한 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