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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

김홍관 시인
  • 입력 2024.03.08 08:01
  • 수정 2024.03.08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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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

 

아침에 울 밖 큰 나무에 앉아

까치가 깍까까 까악 울면

길한 손이 오거나 좋은 일이 있으려니 하던 어머니 생각이 난다.

우리 집 울에는 커다란 은행나무가 있었고

어머니 하시는 말씀에 까치 우는 날 아침은 괜시리 기분이 좋았다.

 

집안에 손님이 오신다는 일은

까치가 우는 것보다 넉넉히 기분 좋은 일이다.

살아간다는 일들은 누구나 만남이 존재한다.

만남은 소통이요 이 소통은 면대 면이 제격이다.

 

트위터 x, sns, 빌어먹을 단톡...

인간 사이에 흐르던 물길을

기기를 안의 전자파 흐름으로 바꿔 놓은 비 인간의 모습이다.

아이들도 또래 친구와 딩굴고 뛰어다니며 자라야 되는데

유모차 안에서 스마트폰을 보며 키운다.

 

 

 

빈(殯)

죽음을 맞이한 사람을 찾는 곳이 빈소라 한다.

주검 시 변에 손님 객 자로 읽힌다.

살아생전의 내가 죽으면

사후 세상에는 저승의 손님으로 가는 격이다.

내 이승의 삶이 넉넉했다면, 나눔을 실천했다면

나는 저승에서 반기는 손님일 지도 모른다.

 

어쩌면 내 삶이 끝날 때 아침을 열던 까치가

도솔천 너머로 나를 안내하는 길조인지 모르겠다.

살아생전 잘 살아야 하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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