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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달이 흘러가는 곳

김문영 글지
  • 입력 2023.12.20 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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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달이 흘러가는 곳>

 

 

산모퉁이 돌아서니

오랫동안 참았던 눈물 쏟아지네

텅 빈 하늘은 자꾸만 넓어지고

구름 사이로 폭정의 아귀들이 질주하고

쉴 곳 찾아 산길을 걷는 발걸음 뗄수록 힘이 빠지네

감당하기 힘든 일들은 쌓여만 가는데

내가 과연 해낼 수 있을까 이길 수 있을까

초조한 마음 눈발처럼 흩날리네

확증이 강해지는 편견과 편향이 진실을 묻고 정의를 파괴하네

쫄면 곧 지는 것이라는데 찌든 가슴은 점점 오그라들고

어려움을 이기는 방법은 어려움에 맞서는 거라지만

적당히 타협하는 게 좋지 않을까 유혹의 언어들 마구 춤추고

무소유를 강조하는 성자의 말씀 희롱하듯

돈 없으면 별 수 없어 돈 없으면 지는 거야

의심하고 걱정하는 온갖 언어들이 낮달 향해 흩어지네

모였다가 흩어지는 구름 너머 낮달 흘러가는 파란 하늘가

마른 나뭇가지에 앉아 있던 파랑새 한마리

푸드득 낮달 향해 날아오르네

청포장수 기쁘게 할 녹두꽃은 언제 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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