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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로또 10년 수탁 유진그룹 YTN 대주주 등극, 사행산업 선두 내준 경마는 YTN 3위 지분 매각

김종국 전문 기자
  • 입력 2023.10.26 11:11
  • 수정 2023.10.26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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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년간 로또복권 수탁한 유진그룹(나눔로또)이 YTN 최대주주로 등극

보도전문채널 YTN 주식 지분 30.95%를 3,199억원에 매입해  제1주주가 된 유진그룹의 돈은 혹시 복권사업을 통해 벌어 방송을 장악했는지 궁금스럽다.

유진그룹은 과거 무려 10년간인 2007년 12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로또복권 발행 대행자인 수탁자였던 나눔로또의 컨소시엄 제1주주였기 때문이다.

유진그룹의 나눔로또는 10년간 약 32조원 정도의 복권매출액 중 약 90%에 달하는 28조원의 로또복권을 발행했으며 수탁수수료를 1기 때 (2007.12.2~2012.12.1)는 2%, 2기 때(2013.12.2~2017.12.1)는 1.538%로 챙겼다.

이를 대충 환산하면 수수료는 10년간 5천억원, 매년 5백억원 정도이며 이중 유진그룹이 1대주주로 50% 정도 지분을 가졌다고 보면 2천 5백여원 정도는 수수료를 챙겼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실제 나눔로또 1대주주인 유진그룹의 지분율이 49.6%였으므로 YTN 주식 인수지분의 거의가 로또복권 수탁수수료에서 나온 것일 수도 있겠다.

사행산업인 복권사업이 민간기업이 YTN이라는 언론기업을 장악하게 된 빌미를 준 것은 아닌가하는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보도전문채널 YTN 주식 지분 30.95%를 3,199억원에 매입해  제1주주가 된 유진그룹의 돈은 혹시 복권사업을 통해 벌어 방송을 장악했는지 궁금스럽다.ⓒ미디어피아
보도전문채널 YTN 주식 지분 30.95%를 3,199억원에 매입해  제1주주가 된 유진그룹의 돈은 혹시 복권사업을 통해 벌어 방송을 장악했는지 궁금스럽다.ⓒ미디어피아

 

■ YTN 3대주주인 한국마사회는 지분 전량 매각

반면에 이번 정부의 공기업이 소유한 YTN지분 매각 조치로 공기업인 한국마사회의 경우는 방송국 지분을 빼앗기는 결과를 초래한 꼴이 됐다.

물론 26년간  YTN 지분을 가지고 속을 썩던 한국마사회는 지난 10월 23일 거의 5배 정도의 이익을 보고 전량 처분했으니 앓던 이가 빠지면서 수익도 챙기는 경사를 맞았는지는 모를 일이다.

지난 10월 23일 YTN주식 매각 주관사인 삼일회계법인 주재하에  공기업인 한전KDN과 한국마사회가 보유한 YTN의 지분 30.95%(KDN 21.43%, 한국마사회 9.52%)를 유진그룹이 3,199억원에 낙찰받았다.

지분 30.95%를 100으로 보고 한국마사회 지분 9.52%의 비율을 환산하면 30.76%에 해당하는데 낙찰가 3,199억원의 30.76%는 984억원에 달하며, 최초 매입가 200억원과 대비해서는 4.92배에 해당하는 것이다.

1997년 IMF 구제금융 위기로 YTN이 망하게 됐을 때 한국마사회는 당시 감독부처였던 문화관광부 장관(박지원 : 임기 1999.5.23~2000.9.19)의 지시로 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주식당 5,000원에 200억원 어치를 매입해 지분 10%의 2대주주가 됐다. 

이후 주식가격이 3천원 대로 떨어지고 액면가 분할로 추가 증자할 때에는 참여하지 않아 지분률은 9.52%의 줄어들며 3대주주가 되었다. 

한국마사회와 한전KDN(1대주주 지분 21.43%) 등의 참여로 YTN은 공영언론으로 분류되었지만, 국감 등에서는 항상 한국마사회는 주식 매각을 하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그때마다 주식가격이 매입가격인 5천원대를 넘는 시점에서는 매각하겠다는 답변을 해왔는데, 2020년 문재인 정부에서 한전KDN과 한국마사회의 YTN지분을 매각하라는 지침을 정했고, 윤석열 정부들어 정부의 매각 방침에 따라 2022년 11월 감독부처인 농식품부의 승인을 받고 이번에 매각을 한 것이다.

이번 한국마사회의 지분 매각을 보면 몇 가지 아쉬운 면을 볼 수 있다.

경마를 주사업으로 하는 한국마사회가 참여함으로써 살아난 YTN을 복권으로 성장한 유진그룹이 1대주주로 방송을 장악했다는 것이 합리적인 거냐는 점이다.

또한 한국마사회로서는 공적인 방송국 지분을 가졌다고 해서 방송성향에 영향을 미치는 간섭을 하지 않아왔으면서도 경영권을 잃게된 아쉬움은 무엇에 비할 수도 없는 손실로 비춰진다.

  한편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가 출범(2007)한 이후 과거 전체 사행산업의 약 70% 정도를 차지하며 독점적이던 경마를  28%대로 줄이고 15년만에 복권과 토토(체육진흥투표)이 각각 매출 6~7조원대로 60%이상을 차지하도록 인위적으로 시장구조를 재편했다.

로또가 나오기 전  2002년 경 복권은 매출이 9,820억원 정도에 불과했고 토토는 220억원에 불과할  때 경마는 7조 6천억원이었다. 

그런데 2022년 경마는 6조 4천억원인데, 복권은 6조 5천억원, 토토는 5조 8천억원으로 복권이  제1주자가 됐다.

그렇게 사감위 이후 거의 15년간의 불공정, 편파적 규제로 경마는 억제하고 복권 토토는 규제를 거의 하지 않아 이런 구조를 만드는데는 기재부  복권위나 사감위의 의도적 역할이 다분하다.

그렇게 불균형적인 규제의 결과로 유진그룹같은 로또로 큰 민간 기업은 YTN을 장악하고 공기업인 경마는 죽고 지분을 빼앗긴 것은 사행산업을 둘러싼 거대한  카르텔이 낳은 음모 때문은 아니었을까?

 

■ 2002년부터 5년단위로 로또복권 수탁사업자 선정

○ 제1기('02~'07) 수탁사업자 선정 : KLS

2002년 로또복권이 출시될 당시 복권발행부처인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는 제1기 로또복권 수탁사업자로 선정된 ‘KLS(범양건설 외 삼성SDS, SK, 안철수연구소 등 참여)’ 컨소시엄이 2002년부터 2009년까지 7년으로 총 판매액 9.5%인 1조원에 가까운 위탁수수료로 지급받는 것으로 계약했었다. 그런데  복권이  2003년 매출 4조 2천억원 중  로또복권이 3조 8천억원에 이르는 등 매출이 급등하자 정부는 2004년 수수료를 3%로 내리고 7년 계약을 5년만에 해지(2007.12.1)했다. 이에 불복한 KLS 소송은 대법에서 수수료 4.9%로 확정판결(2011.6.24)했다.

 

 

○ 제2기('07~'12) 수탁사업자 선정: 나눔로또(유진그룹)

2007년 제2기 수탁사업자로는 레미콘사업으로 시작해 전자제품 최대 유통업체 ‘하이마트’를 인수하는 등의 비약적 성장을 거듭한 ‘유진그룹’이 1대 주주로 참여한 ‘나눔로또’ 컨소시엄(LG CNS, 농협, KT이엠에스, 그리스 복권시스템사업자 ‘인트라롯’ 등 참여)이 선정돼 5년간(2007.12.2~2012.12.1) 복권을 판매했다.

 

○ 제3기('12~'17) 수탁사업자 선정: 나눔로또(유진그룹 등)

유진그룹(나눔로또 컨소시엄)은 3기 수탁사업자(2012.12.2~2017.12.1) 로도 선정되어 10년간 복권사업을 독점했다.

 

○ 제4기('17~'23) 수탁사업자 선정: 동행복권(제주반도체 등)

이후 4기 수탁사업자 (2017.12.2~2023.12.31 )로 제주반도체 (43.7%), 한국전자금융(21.5%), 에스넷시스템(12.0%), 케이뱅크(1.0%) 등으로 구성된 동행복권 컨소시엄이 선정됐다.

 

 ○ 제5기('24~'28) 수탁사업자 선정: 동행복권(제주반도체 등)

동행복권은 5기 복권수탁사업자(2024년 1월 1일부터 2028년 12월 31일까지)로도 선정되었다. 5기부터는 국내 모든 종류의 복권(온라인, 인쇄, 결합, 전자복권)을 맡아 운영·관리하게 됐다. 이로서 동행복권은 10년간(2017.12~2028.12) 복권발행을 독점하게 됐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로또복권의 매출급증으로 수탁사업자들은 연간 1천억원 정도의 수수료를 챙길 수 있는 구조이다.

낙찰 수탁 수수료율은 2기 2%,  3기 1.538%,  4기 1.4070%이고 5기는 1.1323%인데 연간 5~ 6조원 대의 복권 매출은 매년 급속도로 증가되어 온 점을 감안하면 수탁업체들은10년간 거의 1조원대를 수수료로 챙기고 있다고 보면 된다.

유진그룹(2007.12~2017.12) 등 나눔로또 수탁사업자들의 경우 2008~2017)의 복권 누적매출액(로또가 92%정도, 나머지가 기타 전자복권 등 포함)이 31조 7,677억원이었으므로 이중 로또 매출(29조원)에 수수료 2%를 적용하면 대충 10년간 5,845억원의 수수료 수익을 냈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매년 585억원 정도의 수익을 챙긴 것으로 보면 된다.

 

■ 방송통신위원회의 최대주주 변경 승인 절차 변수 남아

만약 사행산업으로 돈을 번 유진그룹이 그 돈으로 공영성을 갖는 언론 기업을 인수했다면 방송통신위원회의 YTN 최다액 출자변경 승인을 받아야 최대주주가 될 수 있을지의 의문은  남는다.

또한 유진그룹은 2기~3기 사업자로 10년간 복권발행 수탁을  따낸 뒤 2018년도 4기 선정시에서는 고배를 마셨는데 유진그룹 회장이 2014년 뇌물공여혐의로 유죄판결(징역 1년 6월, 집행유예 2년)을 받았던게 영향을 받은 거라면, 금번 방송통신위원회 심의에도 영향을 미칠지 의문이다.

그리고 사행산업을 통해서는 과거 민간이 이익을 취하면 안된다는 감사원 지적도 고려할 사안이다.

과거 감사원은 한국마사회가 매출의 일정비율(3.5%)을 민간에 건물 임차사용 대가로 수수료로 지급하는 것을 중단하라고 지적해 마사회는 민간장외발매소를 청산(1992)하였다.

감사원 지적은, 사행산업 등 ‘도박을 통해 얻어지는 이익이 개인들에게 귀속되게 할 수는 없다’는 취지에서였다.

그런데 지금은 복권과 토토(체육진흥투표권)은 발행사업을 민간에 위탁하고 수수료로 매년 각각 수백억원을 지급하고 있어 과거의 지적과는 배치된다.

사행산업을 통해 민간업자들은 배불리고, 민간유출없이 공적으로 운영돼 수익금은 전액 축산발전기금으로 내고 있는 경마에 대해서는 온갖 규제를 다하고 있는 것이다.

사행산업을 통해 떼돈을 번 기업이 공영성이 중요한 언론기업인 YTN을 인수한 것과 민간과 결탁한 복권과 토토만 키우고 경마는 죽이고 있는 현실을 보면 사행산업에는 보이지 않는 카르텔이 작용해 오늘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 건지 의심이  들고 있다

 

김종국 정책학박사, 럭산업정책연구소 대표, 전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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