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제목 : 모조식물 imitation plant
전시기간 : 2023.10.10(화)~11.3(수)
전시장소 : 두실갤러리(서울 북촌로5나길 3-7)
Opening : 2023.10.13(금) 오후 6시

함수지 개인전이 2023년 10월 10일부터 11월 3일까지 서울 북촌에 있는 두실갤러리에서 열린다. 이번전시는 작가의 두번째 개인전으로 전시주제는 모조식물 imitation plant이다.

함수지 작가는 모조식물에 대하여 작가노트를 통하여 이렇게 말한다. 

"긴 시대에 걸쳐 다양한 수정 방식으로 생존해온 식물은 어느 누구보다 치열한 투쟁을 겪어왔다. 말하지 못하고 이동할 수 없을 뿐, 생존 욕망을 품고 살아남은 그들은 어쩌면 지구상에서 가장 강인한 존재가 아닐까. 분명 신비롭고 복잡한 생명체다. 각양각색의 감정과 욕망을 쉽게 드러낼 수 없는 사회 속 우리는 식물과 흡사하게 고요히 환경에 적응하며 살아간다.

나는 여기, 식물과 인간 사이 유사한 지점에 몰두한다. 독특하고 기이하게 생긴 식물은 내 주관이 개입되며 검센 생명력을 상기시키는데, 이러한 시각적 심상은 그들을 표현하는 작업의 원동력이다.

동양 전통 재료에 이끌리는 이유를 스스로 되물으며 도달한 끝은 사람의 마음과 유사한 재료 특성이었다. 한지는 부드럽고 연약하다. 손댈수록 생채기 같은 보풀이 일어난다. 작업 중 실수로 번진 얼룩도 숨기지 못하는 솔직한 재료다. 얼룩이 묻지 않게, 보풀이 일지 않도록 시간을 갖고 천천히 달래가며 다뤄야한다. 호분 또한 한지처럼 기다림이 필요했다. 투명하게 발리지만, 겹칠을 반복하고 시간이 흐른 뒤 보면 두껍고 불투명한 하얀색으로 남는다. 맑고 유약한 흰색은 어느새 견고하게 바탕에 자리잡는다. 화면 속 얇고 켜켜이 쌓인 가냘픈 막은 까만 응어리를 감추듯 비춘다. 깨질 듯이 투명하면서도 단단한 봉오리는 사적 경험으로 응축된 감정을 표상한다.

‘모조식물’은 살아 있는 유기체인 식물의 모양만 본떠 생명이 없는 존재로 창조한 결과물이다. 현존하는 ‘식물’이라는 객관적 대상에 작가적 주관을 투영해 새로운 자연물의 심상을 제시한다. 인간의 감정과 욕망을 투영한 이 자연물은 현실에 존재하지 않지만 결국 그 외형은 실재하는 자연물이다."

박세빈 큐레이터의 서문으로 모조식물에 대하여 더 알아보자. 

《모조식물 imitation plant》

 모조 (模造) 1.명사 이미 있는 것을 그대로 따라 하거나 본떠서 만듦. 또는 그런 것. 2. 명사 다른 물건을 본떠서 만든 물건.

식물을 닮은 그림이 있다. 이것은 실재하는 식물을 본 떠 만든 식물의 -형상, 색, 덩어리- 이다. 여기에는 실제 식물과 달리 인간의 감정이 투영되어 있다. 작가 함수지는 식물의 외형을 통해 느낀 감정을 시각화하여 재구성함으로써 새로운 형상의 식물로 탄생시킨다. 《모조식물 imitation plant》은 새로이 탄생한 이 식물들을 ‘모조식물‘로 명명하여 제시하고, 공간을 점유하여 존재하는 개체들의 조형적 가능성을 모색한다. 

함수지는 대상이 되는 식물을 다양한 감각으로 인식한다. 색과 형태 같은 시각을 중심으로 하지만 <부드럽고 뾰족한 것>(2023) 시리즈에서는 촉각적 감각의 대비를 통해 ’말의 양면성‘을 은유하였다. 이렇듯 식물에서 감화되는 심상의 기저에는 삶에 대한 고찰이 있다. 함수지는 식물과 사람의 유사점으로 ’조용한 투쟁’을 언급하면서, “환경에 적응하며 긴 시대에 거쳐 생존한 식물들, 그 강인한 생명력 뒤에는 생존을 위한 무수히 많은 과정이 조용하게 일어나고 있다”라고 말한다.

연약한 재료인 순지 위에 피부를 보듬듯 그려내는 함수지의 작업 방식은 이러한 태도를 함축한다. 한지에 물감을 쌓아 올리는 과정에서 번지고 분출되는 색채들을 다듬고 응축하기를 반복한다. 응어리진 감정을 다루는 조용한 투쟁이 일어난다. 그 과정에서 응축된 덩어리는 가득한 봉오리, 어떤 것은 식물의 눈을 연상시키기도 하며 마치 근원적인 힘을 내포하는 듯 보인다.

《모조식물 imitation plant》에 전시되는 <감정 8폭도>, <Foldable moss>(2023)는 전통 공예품인 병풍의 형식을 차용하여 제작한 작품이다.<Foldable moss>(2023)는 화판들을 교차로 배치하여 맞물리는 옆면의 이미지가 드러나는데, 이때 은밀했던 부분이 주목되는 공간으로 부상하며 사람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듯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또한 기존의 프레임을 벗어난 <fragile flower>(2023)는 부드러운 경계를 가진 광목천에 작업한 새로운 시도로, 여러 번의 반수 작업을 통해 강해진 표면에 반복적인 붓질을 함으로써 유약하면서도 단단한 꽃이 창조된다.

함수지가 보았던 식물들은 개별적으로 존재했으나 우리 앞에는 없다. 그것들은 응축과 분출의 반복적 행위를 통해 새로운 형상으로 탄생한다. 불투명하고 끈질기게 여과된 -꽃, 줄기, 잎, 덩어리, 선- 들이 있다. 식물이라는 대상을 통한 작가의 상상력이 외부세계와 교차되며 만들어지는 조형은 그만의 방식으로 다시 생존하고 있다. 《모조식물 imitation plant》은 공간으로 확장된 이들을 통한 다중적인 감각 경험을 제안한다.

함수지(1996~) 작가는  2020년 덕성여자대학교 예술대학에서 동양화를 전공했으며, 2023년 현재 홍익대학교 일반대학원 동양화과 석사과정에 재학 중이다. 다수의 아트페어 및 그룹전에 참여하였고 "2023 <부드럽고 뾰족한 것(Soft, pointed)>, Tya 갤러리, 서울" 첫번째 전시에 이어 "2023 <모조식물(Imitation plant)>, 두실갤러리, 서울"이 두번째 개인전이다. 2019 년 길상 동양화 공모전 입선으로 수상 경력이 있다.

개인전

2023 <모조식물(Imitation plant)>, 두실갤러리, 서울
2023 <부드럽고 뾰족한 것(Soft, pointed)>, Tya 갤러리, 서울

그룹전

2023 <갈림길 앞에서 춤을 추다>, 갤러리 강호, 서울
2023 <위플래시!(Weflash!)> 홍익대학교 일반대학원 석박사 합동기획전, 홍익대학교 현대미술관, 서울
2023 <엔데믹(Endemic)>, 갤러리메르헨, 대전
2023 <앤솔로지(Anthology)>, 서교예술실험센터, 서울
2022 <필묵전> 홍익대학교 일반대학원 동양화과 과제전, 홍익대학교 현대미술관, 서울
2022 <작지만 큰 그림>, 갤러리 티움, 서울
2019 <더 라스트노트> 덕성여자대학교 동양화과 졸업전시회, 인사아트센터, 서울
2019 <아름다운 것을 아름답다고 느낄 때>, 갤러리 아이, 서울
2017 덕성여자대학교 동양화과 뉴 프론티어 선정전시, 갤러리 코지, 서울
2017 제 1회 덕성여자대학교 동양화과 우수 공모작 전시展, 갤러리 41, 서울
2016 제 3회 덕성여자대학교 예술대학 동양화과 기획전시 68개의 방, 갤러리 아이, 서울
2016 제 2회 덕성여자대학교 예술대학 동양화과 기획전시 75개의 방, 갤러리 아이, 서울 
2015 제 1회 덕성여자대학교 예술대학 동양화과 기획전시 74개의 공간, 갤러리 아이, 서울 

기타

2023 아트페어 <URBANBREAK (어반브레이크)>, 코엑스 B홀, 서울
2023 서울옥션 7월 <Big Wave> 온라인 기획 경매, 서울
2023 서울옥션 5월 <In the garden> 온라인 기획 경매, 서울
2023 청년미술상점,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서울
2020 제13회 아시아프 (ASYAFF), 홍익대학교 현대미술관, 서울

수상경력

2019 길상 동양화 공모전 입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