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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TX 타고 금강산·평양·파리·베를린·런던을 여행한 ‘동해선 평화열차기행’

강승혁 전문 기자
  • 입력 2023.09.15 18:13
  • 수정 2023.09.15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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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철도, 9월 7일 9.19 평양공동선언 5주년을 기념하는 ‘동해선 평화열차기행’ 진행

제진역 PTX(평화통일열차) 가상 체험의 참가자들이 제진역(동해선 철도 남북출입사무소) 입구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강승혁
제진역 PTX(평화통일열차) 가상 체험의 참가자들이 제진역(동해선 철도 남북출입사무소) 입구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강승혁

 

9월 7일 평화철도(사단법인 평화철도와 나아지는 살림살이)는 9.19 평양공동선언 5주년과 창립 10주년을 기념하는 ‘동해선 평화열차기행’을 실시했다. 이날 행사에는 철도노동자인 김명환 평화철도 집행위원장(전 민주노총 위원장)이 동행하며 동해선과 제진역에 얽힌 이야기들을 재미있게 풀어냈다. 이날은 초가을의 청명한 날씨로 최순영 대표(경기여성연대), 홍희덕 전 국회의원, 이병호 박사(남북교육연구소), 송인엽 전 소장(KOICA), 현상윤 전 위원장(KBS) 등 3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진행됐다.

 

이번 기행은 아침 8시 15분 청량리역에 집결, 전세 버스로 이동해 오후 1시 40분 제진역 평화통일열차(PTX) 체험을 시작으로 고성통일전망대 조망, DMZ 박물관을 관람하는 민통선 내 일정을 마치고 화진포로 이동하여 김일성별장 탐방을 마지막으로 일정이 마무리 됐다.

 

권영길 평화철도 이사장은 사무국장을 통해 보내온 메시지에서 “‘동해선 평화열차기행’에 참여해주신 여러분 환영한다. 여러분과 함께 할 생각이었는데 건강 때문에 동행할 수 없어 문자로 인사드린다”면서 “오늘 평화기행은 매우 뜻깊은 기행이다. 그리운 금강산 보러 가는 길이 막혀, 우리는 금강산 길이 ‘언제 다시 열리려나’하고 애타게 기다려왔다. 그런데 윤석열 정권들어 ‘이러다가는 금강산 길이 열리기는커녕 전쟁이 터지는 것 아닌가’하는 생각까지 하게 돼버렸다. 이러한 상황에서 오늘 멀리서나마 금강산을 보게 된다. 초가을의 문턱에 들어서 있는 금강산을 보면서 가슴이 아프고 분노도 치밀 거다. 그러나 오늘의 평화기행은 아픔, 분노를 넘어 ‘우리의 평화만들기로 다시 금강산 길을 열자’는 희망의 길이 되기를 바란다”고 축하했다.

코레일에서 열차 정비를 하는 김명환 집행위원장이 제진역과 동해선에 얽힌 이야기들을 풀어내고 있다.. Ⓒ강승혁
코레일에서 열차 정비를 하는 김명환 집행위원장이 제진역과 동해선에 얽힌 이야기들을 풀어내고 있다.. Ⓒ강승혁

김명환 집행위원장은 일제의 철도 건설은 대륙 침략과 한반도의 식량과 자원을 일본으로 가져가기 위한 수탈이 목적이었다면서 “동해선은 3개 구간으로 나눠서 일제가 건설하기 시작했는데, 목표는 원산까지 이어지는 것이었다. 동해선은 태평양 전쟁이 발발한 뒤에 중단됐다”며 “현재 동해 남부선이 운행되고 있는데 이것만으로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남쪽의 동해 북부선만 복원해서는 별 의미가 없다. 부산에서 원산을 거쳐 나진까지 가는 동해선이 연결되는 순간 천 킬로미터가 넘어간다. 이 정도는 되어야 철도가 경쟁력이 있다”고 남북철도 연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날은 전형적 초가을 날씨로 고성의 맑은 공기와 시원한 기온(낮 최고 섭씨 25도) 속에 참가자들에게 만족감을 충족시켰다. PD 출신의 현상윤 전 위원장은 고성의 아름다운 풍광을 동영상에 담아내느라 촬영하는 스마트폰을 손에서 떼어 놓지 않았다. 한 참가자가 파란 하늘과 푸른 숲, 동해의 푸른 바다가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처럼 그려있다며 탄성을 지르기도 했다.

제진역 PTX 체험에는 실제처럼 '방문증명서'가 발급된다. Ⓒ강승혁
제진역 PTX 체험에는 실제처럼 '방문증명서'가 발급된다. Ⓒ강승혁
북측 지방을 지나는 PTX에서 바라본 바깥의 모습으로 현실감 있게 구성되어 있다. Ⓒ강승혁
북측 지방을 지나는 PTX에서 바라본 바깥의 모습으로 현실감 있게 구성되어 있다. Ⓒ강승혁
PTX 열차 한 칸에서는 북측의 음식을 주제로 한 미니 공연이 펼쳐지기도 했다. Ⓒ강승혁
PTX 열차 한 칸에서는 북측의 음식을 주제로 한 미니 공연이 펼쳐지기도 했다. Ⓒ강승혁
북측 안내원으로 분장한 연기자가 평양 시내를 설명하고 있다. Ⓒ강승혁
북측 안내원으로 분장한 연기자가 평양 시내를 설명하고 있다. Ⓒ강승혁
제진역 평화통일열차 해설사의 머리 위로 유럽 철도 노선도가 펼쳐져 있다. Ⓒ강승혁
제진역 평화통일열차 해설사의 머리 위로 유럽 철도 노선도가 펼쳐져 있다. Ⓒ강승혁
제진역의 PTX 체험 열차 모습이다.  Ⓒ강승혁
제진역의 PTX 체험 열차 모습이다.  Ⓒ강승혁

 

■ 제진역 평화통일열차 체험

평양을 거쳐 유라시아로 가는 제진역의 체험은 열차타고 대륙으로 가보고 싶은 우리의 마음을 어느 정도 충족시켜주었다. 북측 복장의 안내원 설명이나 옥류관의 식당 공연, 4D영화관처럼 좌석이 움직이며 파리와 런던으로 여행하는 가상의 체험은 실제로 유럽에 온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기도 하며 기차여행의 신선한 느낌을 선물했다.

 

PTX 체험센터 이종원 센터장은 이 시설은 강원도교육청의 민병희 전 교육감 재임 때 평화통일 교육의 장으로 활용하자는 목적으로 만들어졌으며 3년째 운영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서 이달 말이면 운영이 종료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 시설을 이전해서 2년간 더 하기로 돼있던 당초 계획이 현재의 강원도교육청에서는 (지속 운영) 의지가 없는 것으로 보여 교육청의 교육시설로 운영되지 않을 거라고 예측했다. 그러며 고성군에서 인수 운영하는 협상이 진행 중인데 (관광 목적의) 상업적 색채가 입혀질 것으로 예측되어 염려스러운 점이 많다고 했다.

 

이 센터장은 “(이곳 체험장) 콘셉트는 우리 학생들이 이곳에서 평화열차를 타고 수학여행을 가는 콘셉트로 구성되어 있다. 금강산을 거쳐 평양의 시내와 북한의 생활 모습을 보고 (PTX) 열차로 유라시아 대륙 서쪽 끝까지 수학여행을 다녀오는 이런 형식으로 꾸며져 있는데 체험한 학생과 선생님들이 모두 좋아했다”면서 “이 가상현실 체험을 통해서 ‘평화와 통일에 대한 꿈을 더 키워나갈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 이 체험장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동해선 평화열차기행' 참가자들이 통일전망대 앞에서 기념 사진을 찍었다. Ⓒ강승혁
'동해선 평화열차기행' 참가자들이 통일전망대 앞에서 기념 사진을 찍었다. Ⓒ강승혁
고성통일전망대에서 좌측으로 바라보면 멀리 구름으로 솟은 봉우리가 보이는데, 이 봉우리가 일만이천봉의 하나인 채화봉이라고 한다. 사진은 확대한 모습이다 Ⓒ강승혁
고성통일전망대에서 좌측으로 바라보면 멀리 구름으로 솟은 봉우리가 보이는데, 이 봉우리가 일만이천봉의 하나인 채화봉이라고 한다. 사진은 확대한 모습이다 Ⓒ강승혁
금강산의 마지막 봉우리라는 구선봉과 해금강의 모습이다. 이날은 날씨가 좋아 뚜렷이 다 보였다. Ⓒ강승혁
금강산의 마지막 봉우리라는 구선봉과 해금강의 모습이다. 이날은 날씨가 좋아 뚜렷이 다 보였다. Ⓒ강승혁

■ 고성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금강산

PTX 체험을 마친 참가자들은 고성통일전망대에 올라 눈 앞에 펼쳐진 쳥명한 날씨 속의 아름다운 풍광을 감상했다. 여러 번 이곳을 찾았던 기자로서는 새롭게 또 다른 곳에 온 느낌의 순간들이었다.

 

구선봉, 낙타봉, 국지봉 등과 해금강의 아름다운 모습들은 가슴을 설레게 했다. 좌측으로 시선을 돌리니 구름 위로 높게 솟은 봉우리가 뚜렸하게 보였다. 찍어둔 안내도와 비교해 보니, '금강산 채화봉'과 ‘일출봉’이었다. 이곳에 올 때마다 시간에 쫓겨, 날씨가 흐려 제대로 볼 수 없었던 금강산 일만이천봉의 한 봉우리다. 구름이 조금 걷히니 육선봉과 옥녀봉도 살짝 보였다. 한 참가자는 “‘삼대가 덕을 쌓아야 금강산을 볼 수 있다'는 전설에 있는데 우리는 삼대가 덕을 쌓은 사람들”이라며 즐거워했다.

 

김일성 별장이 보이는 계단 앞에 앉아서 기념 사진 찍은 현상윤 전 PD(KBS)의 모습이다. 바로 이 계단에서 6세 미만의 어린 김정일이 소련군 제25군 정치사령관 리베데 소장 아들과 함께 사진을 찍었다고 안내문에서 설명하고 있다. Ⓒ강승혁
김일성 별장이 보이는 계단 앞에 앉아서 기념 사진 찍은 현상윤 전 PD(KBS)의 모습이다. 바로 이 계단에서 6세 미만의 어린 김정일이 소련군 제25군 정치사령관 리베데 소장 아들과 함께 사진을 찍었다고 안내문에서 설명하고 있다. Ⓒ강승혁
화진포 김일성 별장의 모습. Ⓒ강승혁
화진포 김일성 별장의 모습. Ⓒ강승혁

■ 화진포 김일성 별장

화진포 '김일성 별장'으로 이동한 일행은 광개토대왕의 능이 있다는 전설의 섬, 금구도와 화진포의 아름다운 바닷가를 감상했다. 또한 김일성 별장 옥상의 전망대에서 화진포 호수와 화진포 해변의 푸르른 아름다움을 만끽했다. ’김일성 별장‘은 건물의 유래 안내에 따르면 “일본 강점기인 1937년 일본이 중• 일전쟁을 일으키면서 원산에 있는 외국인 휴양촌을 일본 군부의 비행장 부지로 사용하기 위해 강제 철거하기로 결정하고 원산 해변에서 남으로 해안을 따라 약 1백마일 떨어진 장소인 화진포를 선교사들의 휴양지로 제공하여 강제 이주 시켰다.”고 한다.

 

이어서 “선교사로서 당시 휴양지 이전에 대한 실행위원이었던 셔우드 홀(Sherwood Hal)은 독일에서 히틀러 공포정치를 필해 망명해 온 독일 건축가인 베버(HWeben)에게 별장을 건축하게 하였으며, 독일에서 건축학을 공부한 베버씨는 1938년 원통형 2층 건물을 회색 돌로 꾸미고 현재의 위치에 유럽의 작은 성을 닮은 모습의 멋진 건축물을 건립하였다. 건립 초기에는 선교사를 위한 예배당으로 이용하였고 셔우드 홀은 가족과 친구들이 1940년 추방되기 이전까지 별장으로도 사용했으며, 해안 절벽 위 송림 속에 우아하게 자리한 모습에서 '화진포의 성'으로 불려진 이후로 1948년부터 1950년 6.25 남침 이전까지 북한의 귀빈 휴양소로 운영되었다. 특히 김일성과 그의 처 김정숙, 아들 김정일, 딸 김경희 등이 하계휴양을 했던 곳으로 지금까지 "김일성 별장"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별장 옥상의 전망대에서 탁 트인 시계 속에 또 다른 참가자는 “저 멀리 구름 위로 보이는 산이 금강산 아닐까?”라며 통일전망대에서 찍어둔 사진 속의 금강산과 비교했다. 그는 “뚜렷이 보이는 저 먼 곳의 산은 금강산 채화봉으로 금강산일 거”라고 주장했다. 전망대에서 그 광경을 목격한 참가자들은 청명한 날씨로 그가 본 것이 금강산이기를 기원했다. 참가자들은 진부령을 넘어 고속도로로 서울을 향해 질주하는 버스 안에서 하나가 되어 한목소리로 외쳤다.

"평화와 번영의 남북철도 연결하자!"

"다시 금강산 길 열어라!"

동영상 : 9월 7일 동해선 평화열차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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