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심온작가 개인전 '악의 꽃' 파주 콩세유미술관에서 개최!

임만택 전문 기자
  • 입력 2023.08.20 16:19
  • 수정 2023.08.20 18:44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23년 박물관 미술관 지원사업 선정작가
전시테마 ; 악의 꽃
전시기간 ; 23.08.30-09.26
전시장소 ; 콩세유미술관(파주)

2023년 박물관 미술관 지원사업 <미술, 일상으로부터의 회복> 선정작가  심온의 개인전 '악의 꽃" 이 파주에 있는 콩세유미술관 초대로  8월 30일부터 9월 26일까지 열린다. '악의꽃'이란 테마로 2022~2023년 미발표된 신작을 위주로 사유의 과정을 전시한다. 

악의 꽃 전시회 포스터 / 작가 제공
악의 꽃 전시회 포스터 / 작가 제공

심온 작가는 자신의 정체성을 고유의 독특한 패브릭 부조 기법으로 표현하고 있다. 밝고 경쾌한 색감들을 조화롭게 구성하여 예술적 감성을 나타낸다. 평면과 입체의 관계에서 설정 되어진 공간으로 현실과 이상을 넘나드는 작가 고유의 세계관을 재현한다.

심온 작가 / 작가 제공
심온 작가 / 작가 제공

심온 작가의 작품세계를 작가노트를 통하여 함께 들어가 보자.

"악(惡)으로부터 꽃의 깨달음을 얻다.
그러나, 꽃은 선(善)도 아니고 의(義)도 아니다."
나의 예술은 아름다움을 추구하지 않는다.
내 작업을 통해 보이지 않는 것을 보게하고, 알고 있던 것이 전부가 아님을 생각하게 하며, 끊임없이 고민하고 편견없이 질문하게 하고 싶다.

나는 일반화 된 선에 대한 세상의 통념을 의심한다.
우리가 선이라고 믿었던 윤리, 종교, 규범이 때로는 주체적인 개인을 억누른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안에 내가 있었다.
세상의 잣대로 좋은 딸, 멋진 엄마, 착한 아내가 역으로 내 내면을 파괴하게 만드는 무기가 될 때, 내 존재 가치는 사라져야 한다는 것을 깨닫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그동안의 우울은 자발적인 선택이 아닌 당연히 받아들여야 하는 강요 때문 이였고, 그럼에도 그것에서 벗어나려는 생각을 감히 해보지 못했던 것은 세상의 통념으로는 결코 쉽게 벗어날수 없는 불온한 사상이며, 천고의 굴레임을 알았기 때문이다.

붓조차 들 수 없게 만들었던 나혜석의 이혼 고백서가 비단 과거의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오늘을 사는 내가 온몸으로 느낀다.
여성으로 태어났다는 것은 아름다움을 가져야하는 것이고, 그러한 사실에 반항해서도, 의문이어서도 안되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진정한 인간으로서, 작가로서, 작품으로서 아름답고 싶었다.
세상에서 부여받은 역할로써가 아닌 작품안의 나로 아름답게 살고 싶다.

“나는 누구인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지극히 원론적인 자문을 하고,
“왜 나는 그래야만 하는가?” 라는
의심과 질문을 더하지 않으면 주체적인 삶을 사는 나는 존재 하지 않는다.

내가 이시대를 살고 있는 여성이기에 그 입장에서 느끼는 것이 겠지만, 이것은 세상을 사는 모든 이에게 던지고 싶은 나의 화두다.
과거의 많은 작가들이 여성으로서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작품으로 표현했다.

Self Portrait.45.x53cm..Mixed Media on Canvas. 2023. SIM ON / 작가 제공
Self Portrait.45.x53cm..Mixed Media on Canvas. 2023. SIM ON / 작가 제공

그러한 작품의 시작은 세상으로부터 공감을 얻기 보다는 비난의 대상이 쉽게 되었고, 작가도 작품도 지난한 세월을 버티며 살고 떠났다.
작품이든 작가든 그것으로 인해 더 많은 담론을 만드는 단초를 제공한다는 것은 예술을 논하는 나에게는 의미있는 일이다.

나의 작업도 그러하길 희망한다.
조지아 오키프, 프리다 칼로, 나혜석, 천경자,,,
그녀들의 삶과 작품은 날 뜨겁고 설레게 하며, 때로는 절망과 우울에 빠지게도 했다.
하지만 자신의 삶을 직시하고 깊은 사유로 살아나간 태도는 나에게 용기와 끊임없는 영감을 준다.
민족과 시대, 화풍을 떠나 여성이자 한 개인의 정체성에 대한 탐구를 표현하고 작가 정신을 드러내려는 노력을 하게끔 한다.

그리하여,
흰머리 그득히 내 안에 무엇인가가 솟아오르기 시작 할때
내가 그리고 내 작품이
세상의 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이제, 나는 말한다...

이번 전시는 1-<꽃은 말했다>시리즈, 2-<얼굴>시리즈, 3.<인형>시리즈와 드로잉의 3개의 섹션으로 구성되어 있다. 

꽃은 말했다(22-5).162.2x130cm.3. Acrylic on Canvas,Pigment.2023.SimOn. / 작가 제공
꽃은 말했다(22-5).162.2x130cm.3. Acrylic on Canvas,Pigment.2023.SimOn. / 작가 제공

<꽃은 말했다>시리즈

<얼굴>시리즈로 존재에 대한 나름의 사유를 한 후에 나온 최근 작업이다. 이제 더이상 인형이 아니다. 주체적인 인간으로 사유하고 발언하는 인간이다. 그러나, 아직도 나의 말은 침묵속에서의 외침이다." 이 <꽃, 말> 시리즈 또한 <인형> 시리즈의 연장선인 자화상 작업이다. 나는 나의 자화상을 통해 동시대를 살고 있는 여성의 이야기, 더 나아가 모든 사람들의 삶의 태도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싶다.

꽃은 말했다(22-1).80.3x100cm. Acrylic on Canvas,Pigment.2023.SimOn / 작가 제공
꽃은 말했다(22-1).80.3x100cm. Acrylic on Canvas,Pigment.2023.SimOn / 작가 제공

<인형>시리즈가 현실에 안주하지 못하고 부유하는 자화상을 고백한 것이라면 <꽃,말> 시리즈는 규정지어지는 것에 대한 저항으로서의 자화상이라 할 수 있다. 눈 감은 입체 인형에서 입 다문 평면 초상으로, 실현되지 못한 이상적인 꿈의 형태가 각자의 개성을 드러내보이는 실제적 현현으로 표현된다. "꽃은 저마다 생육 조건이 다르고, 같은 조건을 만들어도 다른 모양으로 피어난다.

꽃은 말했다(23-3).80.3x100cm. Acrylic on Canvas,Pigment.2023.SimOn / 작가 제공
꽃은 말했다(23-3).80.3x100cm. Acrylic on Canvas,Pigment.2023.SimOn / 작가 제공

사람의 삶의 방식 또한 모두 다르다. 그러므로 모든 꽃을 그저 꽃이라 부를 수 없듯이 모든 사람이 같은 사람일 수 없다. 꽃의 아름다움에 우열을 가릴 수 없고, 사람도 몇가지 기준으로 판단할 수 없는 지극히 개별적인 존재 이기에 다름과 차이를 존중해야한다. 내가 꿈꾸는 나의 세상은 내가 나로 살아도 괜찮은 세상이다. 강요도 비교도 옳고 그름도 없는 가장 나다운 삶을 살고 싶다. 꽃은 말했다,,, "

<얼굴> 시리즈

<인형>시리즈가 인간으로서 자아를 찾으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나온 작품이라면 <얼굴>시리즈는 존재의 다름에 관한 사유라 할 수 있다. '새파란 색을 좋아한다고 새파랗게 웃을 수는 없잖아,,,"라는 김창완의 노래 <무슨 색을 좋아해도>처럼, 우리는 같은 환경이라도 제각각의 다른 존재자임을 인정해야한다.

I AM 22-10.Mixed Media.2022 / 작가 제공
I AM 22-10.Mixed Media.2022 / 작가 제공

 

Abatar(23-1).100x80.3cm. Mixed Media on Canvas.2023.SimOn / 작가 제공
Abatar(23-1).100x80.3cm. Mixed Media on Canvas.2023.SimOn / 작가 제공

이전의 눈을 감은 인형에서 타자화 된 자신을 드러내는 방식을 취한 반면 이목구비도 없고 상태에 대한 설명도 하지 않은 단순화 된 형태와 단색으로 보여지게한 이 시리즈는 자의식을 드러내려는 표현이다. 여러 차례 다른 색들을 올리고 덮는 과정에서 얼굴로 스며드는 색들과 어렴풋이 배어 나오는 레이어층에서 각기 다른 얼굴이 만들어진다. 이것이 우리의 얼굴이다.

검은꽃 Black Bloom.80.3x116.8.Acrylic on canvas,Fabric,lacqer.2021.simon (2) / 작가 제공
검은꽃 Black Bloom.80.3x116.8.Acrylic on canvas,Fabric,lacqer.2021.simon (2) / 작가 제공

<인형>시리즈

심온 작가는 작품을 통해 자신을 완성해 나가는 자기 고백적 작업을 해오고 있다. 작가의 작품은 붓질을 통해 재현되는 페인팅 자화상이 아니다. 패브릭 부조(평평한 면에 글자나 그림 따위를 도드라지게 새기는 일)를 통해 입체와 평면의 조화로 표현하고 있다. 작업 과정이 그대로 드러나기 것, 심 작가의 작품이 색다르게 와 닿는 이유이기도 하다.

SILENCE.72.7x60.6.Acrylic on Canvas&Fabric .2022.SIMON / 작가 제공
SILENCE.72.7x60.6.Acrylic on Canvas&Fabric .2022.SIMON / 작가 제공

캔버스의 평면 작업과 패브릭을 이용한 입체 작업의 결합은 현실과 이상 사이 어느 곳에도 안주하지 못하고 부유하듯 떠 있는 작가 자신과 현대인의 현재 모습을 보여준다. 작가는 패브릭 구조를 통해 주된 주제인 망(望, 꿈)을 이야기한다. ‘망’의 의미는 욕망, 희망으로 나뉘어 설명할 수 있겠다. 욕망은 타인의 시선이 나의 욕구로 반영된 것을 의미하고, 희망은 자아를 드러낸 개인적 욕구를 나타낸다. 상반되는 망의 의미와 개념이 작업의 전반적 흐름으로 잡힌 가운데 그 중심에는 인형의 부조가 자리 잡고 있다.

오펜바흐의 ‘호프만 이야기’나 스트라빈스키 ‘나이팅게일’ 오페라에 등장하는 인형처럼, 심온 작가의 인형은 환상과 완벽을 대변한다. 다만 인형은 인간의 대리로 언제나 객관화된 욕망만을 위한 것이며 본래의 영혼은 없다. 다시 말해, 자신의 욕망이 자신의 희망이 아니듯, 사회적 관습과 집단의 행동규범이 요구하는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가면을 쓴 것임에도 그것이 마치 ‘자기 자신의 가치’인 것으로 생각하는 작가의 모습과 현대인을 빗대어 인형으로 표현한 것이다.

여인의 탄생 The birth of Woman130.3x97Acrylic on canvas,Fabric,lacqer.2021.simon (2) / 작가 제공
여인의 탄생 The birth of Woman130.3x97Acrylic on canvas,Fabric,lacqer.2021.simon (2) / 작가 제공

아직은 알 수 없는 ‘인형의 꿈’을 담아낸 것이기에 눈을 감은 채 구체적 이목구비가 없는 형상으로 표현하고 있다. 하지만 조금은 따뜻한 감성을 표현하기 위해 인형의 볼에는 홍조를 띠게 했는데, 어쩐지 그 안에 다양한 궁금증과 많은 이야기가 내포된 듯 보인다. 결국, 타자화된 작가의 모습을 표현한 인형은 거꾸로 우리에게 관습과 규범에서 벗어나 자유로울 수 있을 때 비로소 생명을 얻을 수 있다는 진실을 전하고 있다.

The Red Room. 130.3x89.4.Acrylic on canvas,Fabric.2016.simon /작가 제공
The Red Room. 130.3x89.4.Acrylic on canvas,Fabric.2016.simon /작가 제공

모든 작품에는 작가의 DNA가 들어가 있다. 실제로 작품의 진위를 확인할 때 굉장히 요긴하게 사용된다. DNA는 인형 주변에 머리카락 한 올이 숨겨져 있는데 이 또한 찾아보는 재미가 있다. 새롭고도 특이한 ‘자화상’이다. 

심온 작가는 “그림을 처음 보고 즐거움을 느낀 후, 슬픔이 몰려오는 멜랑콜리 그리고 위트를 동시에 담아내고 싶다”고 말한다. 개성적 표현의 작가가 전하는 색다른 힐링, 작가의 진실한 표현만큼 그림을 보는 우리도 솔직해질 수 있다면 나를 짓누르는 가면 하나쯤은 벗어버릴 수 있지 않을까.

심온 작가 / 작가 제공
심온 작가 / 작가 제공

심온 작가는 가천대 예술대학 회화과, 동대학원 서양화 미술학 석사를 졸업했다. 초등학교 미술교과전담 교사, 백남준아트센터 학예전문도슨트와 예술교육 강사로 재직한 바 있다. 국내 외 다수의 초대 개인전과 단체전, 아트페어 참여 등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저작권자 © 미디어피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