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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이진성
  • 입력 2023.06.27 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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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27.01:26

독립을 한 지도 어느덧 6개월을 채워간다. 아까는 촬영이 취소되어서 내방 침대에 누워 핸드폰 달력을 보다가 내 월세날을 깨닫고 생각에 잠겼다. 생각보다 오랜 시간 돈을 냈구나. 그 돈을 다 모았으면 좋았을 걸 하고 생각했다. 그래도 내 집에 누워서 온전히 내가 일궈 놓은 내 능력과 노력의 작은 결실을 보니 즐거웠다. 월세지만 월세를 내는 동안은 내 집이다.

 

독립하면서, 아마 그 시점에서 가장 많이 생각한 단어는 '관계'였던 것 같다. 독립이라는 것은 함께하던 무언가로부터 떨어지는 것인데, '독립했다'에서 독립은 부모로부터 독립이다. 좀 자세히 문장을 만들면 부모의 자본으로부터 독립, 부모의 공간으로부터 독립, 관계로 부터의 독립이 마지막이겠다. 쉽게 말해서 부모님 돈 쓰지 않고 부모님 공간에 머무르지 않고 관계에 연연하지 않는 삶.

 

이게 꼭 좋은 것이라 할 수는 없지만 많은 것을 깨닫게 한다. 내가 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 어떤 능력을 키워야 하는지, 나중에 내 가정을 어떻게 꾸려야 하는지, 부모님에 대한 존경 까지도. 한 달에 10만 원이라도 더 벌고 아껴서 모으려고 한다. 그게 모여서 때로는 큰 도움이 되기도 한다. 그러려면 더 좋은 지식과 지혜가 있어야 되고 그 지식들을 갖추기 위해 배우려고 한다. 작년의 나보다 지금의 내가 보기 좋으면 성장한 것 아닐까.

 

독립에 대한 단어를 생각하다 보니 별 생각이 다 든다. 한자풀이는 '혼자서 서는 것'인데 나는 너무 어딘가에서 떨어져 나온 이미지만 생각해왔나 보다. 혼자서 무언가를 할 수 있다고 느끼는 순간에서 오는 즐거움이 있다. 나이 서른여덟의 주접이다. 독립해야 하는 암묵적인 이유는 능력을 시험대에 올리기 위함이란 생각이 든다. 독립영화 오디션이나 지원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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