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다와 없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아무 생각 없이 고등핵교 윤리책에서 들은 이야기입니다.
맞다와 틀리다는 세상을 양분합니다.
내가 옳으면 너는 옳지 않아야 합니다.
인간 세상이 흑과 백으로 나뉩니다.
하지만 세상은 그대로입니다.
인간의 자로 세상을 본 까닭입니다.
인간사에서 일어나는 갈나무와 등나무의 생존 전략일 수 있습니다.
내 모고치를 좀 더 가져와야 식솔들을 평안히 멕여 살리고
내 어깨에 뽕을 조금 더 올릴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팡세는 사고를 깊게 했나 봅니다.
철학을 했으니 밥 먹고 생각만 했을 법합니다.
옳고 그름의 중간에는 반드시 내가 있습니다.
나는 늘 중간자 위치에 자리합니다.
있다, 없다 사이에 나는 늘 존재했고
맞다, 틀리다 혹은 다르다 사이에도
나는 있었습니다.
나의 존재를 잊지 말았으면 합니다.
내가 발바닥을 디디고 살다가
내 의지와 상관없이 발바닥이 허공에 뜨는 순간 나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누가 뭐라 해도 죽기 전까지 나는 존재합니다.
있다 없다, 맞다 틀리다의 관념에서
1mm만 떨어지면 보일 겁니다.
내가 있다는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