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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치동 아파트 경비노동자 또 극단적 선택...갑질한 관리소장에게 고통 책임지라는 유서 남겨

신영배 전문 기자
  • 입력 2023.03.17 23:35
  • 수정 2023.03.18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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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노동자 서울공동사업단과 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 서울본부는 17일 강남구 대치동 S아파트 앞에서 아파트 관리소장의 갑질을 견디지 못해 극단적 선택을 한 고 박ㅇㅇ 경비노동자를 추모하는 기자회견을 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고 최희석 경비노동자의 갑질 사망사건이후 3년이 지났지만 경비노동자들을 위한 현장의 노동환경이나 사회적 인식은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면서, “계속되는 경비노동자의 안타까운 죽음을 막고 인간다운 일터를 만들기 위해서 이제 경비노동자들이 주체적으로 단결하고 행동에 나서서 잘못된 법제도와 불법관행을 바꾸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3개월 초단기근로계약 근절, 24시간 맞교대제와 휴게시설 개선, 현장에 대한 근로감독 강화와 갑질 재발방지대책 시행 등을 촉구했다.

17일 S아파트 정문에서 열린 추모 기자회견
17일 S아파트 정문에서 열린 추모 기자회견

아파트경비노동자전국사업단 정의헌 단장은 끊이지 않는 경비노동자의 억울한 죽음에 억장이 무너진다. 목놓아 울고 싶다, 동료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갑질 가해자는 반드시 처벌받아야 한다, 입주민들도 아파트 시세에만 관심 갖지 말고 경비노동자에 대해서도 인정어린 관심을 가져 달라며 추모 발언을 했다. 노동도시연대 남궁정 사무국장은 고인은 10년간 성실히 일하다가 3년전 경비반장이 되었고 동료 경비노동자들로부터 존경과 신뢰를 받으며 일했다면서, "지난해 관리소장이 새로 부임한 이후 부당한 업무지시, 권위적 태도로 스트레스를 받았고, 최근 3개월 초단기근로계약 변경, 무리한 반장직 해임 등으로 힘들어 했다며 사건 경위를 설명했다. 한국비정규직센터 남우근 연구원은 S아파트 근로계약서와 자술서 등을 검토한 결과 최근 시행한 3개월 초단기근로계약과 권위적인 업무수행평가는 노동자를 무력하게 만들 수 있고 갑질에 대항하기 힘들게 만든다, 노동자가 이의를 제기하지 못하도록 한 퇴직금 정산기간 2개월, 부당업무 고지 자술서, 부적절 휴게 고지 자술서 등은 노동자가 법률적 이의를 제기 못하도록 하는 부적절한 노무관리 방식이다, 그리고 머리염색 강요, 교대시 30분간 근무복 착용, 경비반장의 경비원 고과평가는 부당한 노무관리에 해당될 수 있다면서 S아파트가 상당히 권위적으로 노동자를 관리하며 괴롭혔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 S아파트 경비노동자 30여명은 관리사무소 앞에서 집회를 열고 관리소장이 새로 온 이후 부당한 일을 시키고 경비노동자들에게 모욕적인 언행을 이어왔다 면서 관리소장의 사퇴를 요구하였다. 기자회견 당일 만난 이 아파트 경비노동자들도 관리소장의 무리한 업무지시와 권위적 관리에 대하여 경비노동자 대부분이 알고 있고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고 얘기했다. 이에 대해 관리사무소의 직원은 기자회견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할 사항이 없다, 관리소장은 만날 수가 없다, 주요 언론사가 이미 취재해 갔으므로 참조하면 된다고 해명했다.

S아파트 안에 게시된 현수막
S아파트 안에 게시된 현수막

이 아파트 경비노동자 고 박ㅇㅇ씨(70)는 지난 14일 관리사무소장의 갑질 때문에 정신적 육제적으로 힘들었고 자신의 고통에 대해 관리소장이 책임을 지라는 취지의 유서를 동료들에게 보낸 후 자신이 일하던 아파트에서 투신을 하는 극단적 선택을 했다. 동료 경비미화노동자들은 박씨가 숨진 뒤 현수막과 전단지를 붙이며 "10 여년간 경비원으로 근무한 박씨가 인격적 모멸감을 견디지 못하고 투신했다고 지적했다. 경비노동자들은 동료들이 붙인 '갑질 전단" 일부와  정문 현수막'은 집값이 내려간다는 일부 입주민의 항의로 관리직원들이 떼버렸다고 한다. 지난 9일엔  같은 아파트에서 근무하던 70대 청소노동자 김모씨가 심장마비로 자택에서 숨지기도 했다. 김씨는 숨지기 하루 전 아파트 청소 용역업체로부터 해고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동료 경비노동자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평소 관리주체들이 박씨를 상대로 무리한 업무 지시를 내렸는지, 갑질을 했는 지 등 구체적인 사망경위를 조사 중이다. 또 직장 내 괴롭힘 여부를 조사해달라며 조사 권한이 있는 서울지방노동청에 관련 내용을 통보했다.

17일 안양역에서 추모행사를 하는 경기중부아파트노동자협회 경비미화노동자들 
17일 안양역에서 추모행사를 하는 경기중부아파트노동자협회 경비미화노동자들 

이날 추모 기자회견 외에도 다른 지역 경비노동자들도 추모행사를 하고 있다. 특히 안양군포의왕과천지역 아파트노동자연합회(대표 임정옥) 소속 경비미화노동자들은 17일과 18일 이틀간 안양역과 범계역에서 시민들과 함께 추모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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