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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려나 보다

김홍관 시인
  • 입력 2023.03.13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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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려나 보다

 

아이들 숨결이 부드러워진다.

잦은 잔기침이 안으로 자리한다.

햇살도 덩달아 제 몸의 온도를 높인다.

봄이 오긴 오려나 보다.

 

봄은 많은 소리를 간직하고 온다.

보이지 않는 땅속에서는 한층 바쁘다.

고로쇠나무 뿌리들이 물질을 한다.

쭐쭐쭐 빨아올린 수액을 인간이 도둑질을 한다.

머지않아 꽃들은 팡팡팡 꽃눈을 열어 제낄 것이다.

 

아프지 않은 사랑이 있으랴마는

저마다 꽃들도 수많은 아픔을 이겨내는 인고의 시간을 보냈으리라.

지고 난 사랑의 상처는 쉽게 아물지 않는다.

꽃들에게 배울 일이다.

아픔을 화려한 꽃으로 피어나게 하는 방법을 물어봐야겠다.

 

봄이 오려나 보다.

가슴에 남아있는 작은 상처도

부드러운 봄볕에 말리고

꽃 나들이하듯이

잊자 잊자 잊어버리자.

모든 꽃들이 그냥 피는 것이 아니듯

모든 사랑도 다시 피어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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