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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우리가 몰랐던 뱀파이어의 모습, '푸른 사과의 비밀'

권용 기자
  • 입력 2023.03.06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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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서울 합정동 절두산에 살고 있는 뱀파이어들에 대해 아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이 책 아르망의 '푸른 사과의 비밀'은 서울 합정동과 망원동, 서교동 일대에서 출몰하지만 사람들의눈에 띄지 않는 뱀파이어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책에 등장하는 뱀파이어는 우리가 알고 있는 뱀파이어와는 사뭇 다르다. 뱀파이어 '파스칼'은 인간보다 더 인간을 사랑한다. 무심코 책을 펴들고 읽기 시작하면서 "뱀파이어에 대한 이야기구나" 생각했지만 이야기는 전혀 다른 흐름으로 전개된다. 뱀파이어는 맞는데 피를 먹지 않는다. 뱀파이어지만 인간을 사랑하고 인간의 피가 아닌 영양제를 먹는 뱀파이어다. 독자들은 이런 반전 스토리에 흥미를 갖기 시작한다.

 

푸른 사과의 비밀
푸른 사과의 비밀

 

이 흥미로운 뱀파이어들은 "아시다시피, 우리는 뱀파이어가 된 순간부터 성의 정체성을 잃었습니다. 더 이상 남성도 아니고, 여성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성적소수자인 LGBT(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트랜스젠더의 앞글자를 딴 것)도 아니고, 그냥 성으로부터 완전 이탈했습니다. 요즘에는 성적 충동이 없거나 성적 자극에 반응하지 않는 인간까지도 성적소수자로 포함하는 추세인데, 우리 뱀파이어들이 이에 해당합니다."라고 이야기한다.

또한 자신들에 대해 "뱀파이어가 인간을 뱀파이어로 만드는 방식은 자신과 유전적으로 같은 개체를 만드는 무성생식인 셈"이며 "우리는 모두 형제이자, 자매이며, 한 몸이나 다름없다"고 밝힌다.

상상하지 못했던 소재의 이야기는 뱀파이어를 넘어 세계를 어우르는 거대한 스토리로 구성되어 있다. 18세기부터 21세기인 현재와 프랑스 노르망디에서 출발해 서울의 합정동까지 다다른다. 또한 뱀파이어 증후군인 포르피린증 치료제에서 우생학적인 유전자 선별을 위한 인공자궁 공장까지 등장한다.

이 소설은 인간과 뱀파이어와의 비밀스러운 이야기들을 시간과 장소, 과학까지 곁들여 다양하고 폭넓은 시선으로 소개한다.

작가는 "네가 우리 이야기를 글로 써주었으면 좋겠어."라는 파스칼의 부탁을 받고 글을 썼다는 이야기도 전한다. 파리와 서울의 뒷골목에 대한 동네 이야기 채집을 좋아하는 작가는 합정동과 망원동 사이 골목길에서 마주한 뱀파이어, 상처 많은 젊은이, 고양이와 비둘기에 대한 이야기를 꾸려 한 권의 책을 만들었다.

EBS <지식채널 e>의 이효진 작가는 "인간의 MBTI를 분석하며 인간의 아픔을 어루만져줄 ‘공감력 증강팀’까지 만드는 정성이란! 지금까지 이런 뱀파이어는 처음이었다"고 말한다.

김민정 중앙대 문예창작학과 교수는 "책은 분명 400쪽이 넘는 분량인데 책을 다 읽고 나서도 소설이 끝나질 않는다. 이상하고 기괴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읽어도 읽어도 끝나지 않는, 아니 읽을수록 점점 더 이야기가 풍부해지는 소설"이라며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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