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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 기둥에 기대 앉아

김문영 글지
  • 입력 2023.01.27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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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 기둥에 기대 앉아>

 

 

푸르르고 싶지 않은 인생 어디 있으랴

소나무야

추운 날에도 푸르른 너

마음 하나 푸르름으로 지탱해온 세월

푸르름을 꿈꾸는 기대와 달리 세상은 너무 험난해

자꾸만 반칙을 유도하고

반칙하지 않는 인생 허물어뜨리는구나

반칙하는 것들만 찬란하다

찬란함 속에서 억울한 사람은 늘어나고

무죄를 주장하는 호소는 메아리로 흩어진다

청산은 말없이 푸르러도

푸른른 꿈 누일 자리 하나 없구나

하늘과 땅 맞닿은 곳으로 구름은 흘러가고

마음 둘 곳 찾지 못하는 영혼 위로

회오리 바람 불어온다

거센 바람 휘몰아쳐도 어제처럼 오늘도 푸르른 소나무

굽었지만 부러지지 않는 기둥에 기대 앉아

불끈 두 주먹 움켜쥔다

허공에 휘두르는 주먹 사이로 공포가 달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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