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긷다

김홍관 시인
  • 입력 2022.12.23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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긷다

 

'두레박이나 바가지 따위로 퍼서 담다'

 

어릴 적에 식수가 필요할 때는

공동샘으로 물을 길러 갔다.

길어 온 물은 삶에 큰 도움이 되었다.

 

한밤중에 오솔길 안쪽에 오도카니 자리한

옹달샘으로 물을 길러 가면

둥그런 달까지 길어 올 수 있다.

달까지 담아오면 여간 횡재가 아니다.

 

무언가를 긷는 일은 참 좋은 일이다.

추억을 길어 올리고

희망을 길어 올리고

고마움을 길어 올리고

동심을 길어 올리고

사랑을 길어 올리고

 

길어 올린 여러 가지 것들은

내가 살아가는데 요긴하게 쓰일 수 있도록

마음 그릇에 잘 담아 두련다.

혹시 누군가 목마른 사람이 있걸랑

길어 올린 것들을 나누어 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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