긷다
'두레박이나 바가지 따위로 퍼서 담다'
어릴 적에 식수가 필요할 때는
공동샘으로 물을 길러 갔다.
길어 온 물은 삶에 큰 도움이 되었다.
한밤중에 오솔길 안쪽에 오도카니 자리한
옹달샘으로 물을 길러 가면
둥그런 달까지 길어 올 수 있다.
달까지 담아오면 여간 횡재가 아니다.
무언가를 긷는 일은 참 좋은 일이다.
추억을 길어 올리고
희망을 길어 올리고
고마움을 길어 올리고
동심을 길어 올리고
사랑을 길어 올리고
길어 올린 여러 가지 것들은
내가 살아가는데 요긴하게 쓰일 수 있도록
마음 그릇에 잘 담아 두련다.
혹시 누군가 목마른 사람이 있걸랑
길어 올린 것들을 나누어 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