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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사람

김홍관 시인
  • 입력 2022.12.19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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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사람

 

하늘에서 눈이 내려요.

내리는 눈이 쌓이는 시간은 주로 밤이지요.

장독대에 밤새 쌓인 눈을 소복소복 이라고 해요.

참 예쁜 말이지요?

이른 아침 햇살에 빛나는 눈은 그야말로 눈부신 풍경이고요.

 

몇 움큼만 쥐어 뭉치면 금세 눈사람이 되지요.

뜻이 큰아이는 자기보다 훨씬 커다란 눈사람을 만들어요.

솔가지로 눈썹이, 숯으로 코를, 나뭇가지로 입을 만들어요.

 

정이 많은 아이는 목도리도 둘러주고

사랑 많은 아이는 털모자도 씌워주지요.

안아 주려면 잠깐 밖에 안되요.

그 사람이 녹기 전까지만요.

 

넓은 마당에서 커다란 눈사람을 만들려면

운동장 흙까지 뭉쳐지지만

그 사람은 한마디 불평이 없어요.

그냥 그대로 하루나 이틀 정도

내게 행복을 주고 떠나니까요.

 

눈사람은 겉과 속이 똑같아요.

참된 사람도 겉과 속이 같아야 하고요.

그런 사람이 되도록 노력해야 참사람이 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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