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내 삶은 시』 ‘청춘예찬’ (9)

윤한로 시인
  • 입력 2022.12.09 18:16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내 삶을 시로 엮은, 내 시를 삶으로 엮은

2부 청춘예찬 9

 

배고픔이고 뭐고 나는

넓적다리께까지 흘러내려 온 촌충에 시달렸다

그게 수치스러워 점심 하늘

낮달처럼 히쭈그레했다 희읍스름했다

 

습작 시대

 

웬만한 애들 거의 엎드리고

수학 시험 시간 수학 시험 문제지에

모자도 그리고

우스꽝스럽게 권총도 그리고

시내 삐끼 다리도 그리고

조용조용 어느 소녀 얼굴과

다시 그 얼굴 코 밑에

찍찍 숯검정 수염도 칠하고

두구두구 책상 드럼이나 치다가

속절없이 먼 산 바라다간 어느새

손가락 깨물며, 물어뜯으며

깨알같이 쓰는 시란

정말 맛있습죠만

까구

있네

우리 곧 구겨버릴라요

저작권자 © 미디어피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