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김명환 민주노총 전 위원장, "경원선은 일제강점기 자원반출의 빨대 역할"

강승혁 전문 기자
  • 입력 2022.11.28 21:24
  • 수정 2022.11.30 11:58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평화철도, 김명환과 함께하는 ‘경원선 평화열차기행’ 진행
경원선은 용산역 출발 원산역 종착인 223km 노선, 휴전선으로 끊어져
평화철도 경원선 잇는 '침목기증운동' 벌여

<평화철도, 김명환과 함께하는 경원선 평화열차기행진행>

 

평화열차기행 참가자들이 철원노동당사 맞은편에 있는 철원역사문화공원 안에 지어진 철원역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 사진=강승혁 전문 기자
평화열차기행 참가자들이 철원노동당사 맞은편에 있는 철원역사문화공원 안에 지어진 철원역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 사진=강승혁 전문 기자

 

지난 1122일 사단법인 평화철도와 나아지는 살림살이(이하 평화철도)는 철도노동자 김명환과 함께하는 경원선 평화열차기행을 진행했다.

 

이날 기행은 참가자 27명이 현재 코레일 청량리사업소에 근무하는 김명환 이사(평화철도/전 민주노총 위원장)의 안내와 해설을 들으며, 경원선의 옛 시발점인 용산역청량리역 전철 이동, 전세 버스 환승 철원노동당사, 철원 역사문화공원, 정연리 금강산 전기 철도 교량 등을 탐방하고 종료됐다.

 

김명환 이사의 안내에 따라 용산역에서 전철로 청량리역에 도착한 기행의 참가자들이 김명환 이사가 동경성역의 위치를 가리키자, 일제히 동경성역이 있던 곳을 바라보고 있다. / 사진=강승혁 전문 기자
김명환 이사의 안내에 따라 용산역에서 전철로 청량리역에 도착한 기행의 참가자들이 김명환 이사가 동경성역의 위치를 가리키자, 일제히 동경성역이 있던 곳을 바라보고 있다. / 사진=강승혁 전문 기자

 

평화철도는 이번 경원선 평화열차기행의 취지문에서 경제위기에 안전 위기에 군사위기까지 겹쳐 있다. 연이은 한미연합군사훈련과 북의 맞대응으로 한반도 무력 충돌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평화철도는 철도노동자 김명환(민주노총 전 위원장)과 함께하는 경원선 평화열차기행을 통해 옛 경원선 각 역, 남북철도에 얽힌 이야기와 한반도 평화협력의 꿈을 나누고 전쟁반대 평화실현 즉각대화를 촉구하는 캠페인을 실시한다.”고 했다.

 

평화철도의 침목기증 운동 홍보물의 한 페이지 /사진=평화철도
평화철도의 침목기증 운동 홍보물의 한 페이지 /사진=평화철도

 

평화철도는 남북철도를 잇는 사업을 벌이고 있는데, 이 사업은 한 사람이 만 원씩, 열 사람이 침목 하나씩, 100만 명의 힘으로 미복원 휴전선 구간(경원선, 금강산선)에 평화 침목을 깔자는 것이다. 평화철도는 이를 위한 온오프라인 범국민 캠페인 및 모금 운동 등 관련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원선191496일 개통되어 총연장 223.7km에 이르며 용산역을 출발해 강원도 철원을 거쳐 원산역에 이르는 노선이다. 그러나 지금은 휴전선으로 끊어져 용산역에서 백마고지역에 이르는 94.4km만 운행하고 있으며 이마저도 202211월 현재, 소요산역까지만 운행하고 있다. 이 노선은 남측구간 백마고지역에서 휴전선까지 10.5km, 휴전선에서 북측 평강역까지 14.8km 구간이 끊어져 있으며, 평화철도는 이 중단 구간에 대해 침목기증 운동을 펴고 있다.

 

철원으로 가는 대절버스 안에서 경원선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김명환 이사(평화철도/민주노총 전 위원장)의 모습이다. 김명환 이사는 "인천, 부산, 원산 등 개항 항을 중심으로 한국 철도는 제국주의 침략의 첨병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 사진=강승혁 전문 기자
철원으로 가는 대절버스 안에서 경원선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김명환 이사(평화철도/민주노총 전 위원장)의 모습이다. 김명환 이사는 "인천, 부산, 원산 등 개항 항을 중심으로 한국 철도는 제국주의 침략의 첨병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 사진=강승혁 전문 기자

 

김명환 이사는 이동하는 버스 안에서 해설을 통해 "인천, 부산, 원산 등 개항 항을 중심으로 한국 철도는 제국주의 침략의 첨병 역할을 했다.“한반도 철도는 종단철도 중심, X자 형태의 노선으로 건설되어 일제의 아시아 침략과 한반도 수탈의 전략적 거점이 되었다.“고 설명하고 일제강점기 식민지 철도는 침략수탈의 두 단어로 요약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경부선과 경의선이 일제의 대륙침략을 위한 직통노선이었다면 경원선과 함경선은 식민지 철도의 역할인 천연자원을 반출하는 빨대의 역할이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평화열차기행의 참가자들이 철원노동당사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 사진=강승혁 전문 기자
평화열차기행의 참가자들이 철원노동당사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 사진=강승혁 전문 기자

 

철원노동당사

이번 기행의 첫 번째 탐방지인 철원노동당사는 국가등록문화재 제22호로 1946년에 북한 노동당이 철원과 그 인근 지역을 관장하기 위해 지은 건물이라고 한다. 노동당사 안내문에는 지역 주민의 노동력과 자금을 강제로 동원하여 지었으며, 주민을 통제하고 사상운동을 억압하는 구실을 하였다.”이곳은 한국 전쟁으로 인해 모든 건물이 파괴되었지만, 철근 구조에 벽돌과 시멘트로 벽을 쌓아 매우 견고하게 지어진 건물인 노동당사는 현재의 모습으로 남아 분단과 전쟁의 참상을 증언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철원역사문화공원 안에 '철원역'으로 새로 지어진 곳이다. 이곳에서 모노레일을 이용해 소이산 정상까지 이동할 수 있으며 정상에서 철원의 전경을 볼수 있다고 한다. 옛 철원역은 이곳에서 몇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터가 있다. / 사진=강승혁 전문 기자
철원역사문화공원 안에 '철원역'으로 새로 지어진 곳이다. 이곳에서 모노레일을 이용해 소이산 정상까지 이동할 수 있으며 정상에서 철원의 전경을 볼수 있다고 한다. 옛 철원역은 이곳에서 몇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터가 있다. / 사진=강승혁 전문 기자

철원역사문화공원

철원노동당사의 맞은편에는 올해 7월 말에 개장한 철원역사문화공원이 있다. 기행의 참가자들은 철원역사문화공원을 둘러보았다. 이곳은 철원의 번성했던 1930년대를 재현했다고 하는데 철원군에 따르면 “1930년대 철원군은 인구 8만명 이상이 거주하였던 강원도 3대 도시였으며, 철원읍 시가지에는 철원군청, 철원경찰서, 철원극장, 철원역, 학교, 은행 등 근대적인 시설이 운영되었던 곳이라며 철원역사문화공원은 그 당시 경제적으로 번성했던 철원읍 시가지를 관람 및 체험할 수 있도록 재현하였으며, 특히 철원역에서는 소이산으로 올라가는 모노레일을 탑승할 수 있다.”고 한다. 한 참가자는 문화공원을 둘러보고 여기 철원역사문화공원이라는 곳이 역사적 고증을 거친 곳인가? 좀 부족함을 느낀다.”고 했다.

 

김지나 도시문화칼럼니스트는 자신의 칼럼[문화로도시읽기(시사저널 1728)]에서 철원역사문화공원에 대해 “(철원노동당사 앞의) 특별한 역사가 무색하게, 완성된 역사문화공원은 실망감을 자아내는 모습이었다. 다른 여느 지역의 근현대시기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세트장이나 테마파크와 다를 것이 하나도 없었다.”고 혹평했다. 또한 흔적조차 없이 사라진 건물들을 사람들이 체험할 수 있게 재현해낸 시도는 좋았다. 아직 볼 것이 부족하다는 세간의 평도 시간이 지나 좋은 콘텐츠들이 채워지면 어느 정도 가라앉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복제품들로 이루어진 가짜 장소로 인해서 (민통선 안의) 진짜 장소의 의미와 가치가 퇴색되는 것은 어떻게 회복할 수 있을까. 관광객들을 불러 모아서 지역을 활성화한다는 명분은 그런 결과까지도 정당화할 수 있는 것일까.”라고 덧붙였다.

 

이 금강산 전철 교량의 뒤로 보이는 풍경이 조선 겸재 정선이 그린 '정자연'의 화폭에 담긴 명소다. / 사진=강승혁 전문 기자
이 금강산 전철 교량의 뒤로 보이는 풍경이 조선 겸재 정선이 그린 '정자연'의 화폭에 담긴 명소다. / 사진=강승혁 전문 기자

 

참가자들이 철원 금강산 전철 교량 위에서 '남북철도 연결하라!'는 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좌로부터 정영주 선생, 아래 김성균 선생, 위 김명환 이사, 권영길 이사장, 아래 정원호 선생, 위 임정옥 선생, 천영세 이사, 서형백 선생, 황정숙 원장, 철원 주민, 김창희 이사, 현상윤 이사다. / 사진=강승혁 전문 기자
참가자들이 철원 금강산 전철 교량 위에서 '남북철도 연결하라!'는 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좌로부터 정영주 선생, 아래 김성균 선생, 위 김명환 이사, 권영길 이사장, 아래 정원호 선생, 위 임정옥 선생, 천영세 이사, 서형백 선생, 황정숙 원장, 철원 주민, 김창희 이사, 현상윤 이사다. / 사진=강승혁 전문 기자

 

겸재 정선이 화폭에 담은 정자연철원 금강산 전기철도교량

기행의 참가자들은 다음 탐방지인 철원 금강산 전기철도교량으로 이동했다. 철원 금강산 전철 교량은 민통선 안에 있는 이유로, 정확한 위치 표시가 없어 현지 주민의 도움을 받아 교량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곳 갈말읍 정연리는 원래 평강군에 속해 있다가 수복 후 철원으로 편입된 곳이라고 한다. 참가자들은 교량 위에서 평화번영의 한반도를 염원하며 남북철도 연결하라’, ‘전쟁연습 중단등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고 인증샷을 남겼다.

 

표지 안내문에 따르면 철원 금강산 전기철도교량일본 회사인 철춘 철도 주식회사가 1926년에 설치하였다. 철원역을 출발해 종착역인 내금강까지 116.6km 거리를 하루 8회 운행했다. 철원에서 내금강까지는 4시간 반이 걸렸으며 당시 요금은 쌀 한 가마 값인 756전이었다. 1936년에는 연간 154천여 명이 이 교량을 이용하였다.”고 하며 일제강점기에 금강산 관광 목적 외에도 창도 지역의 풍부한 지하자원인 유화 철을 흥남 지역의 제련소를 거쳐 일본으로 반출하기 위하여 이 교량을 운행하였다. 광복 이후에는 한국전쟁 시기에 북한의 군수물자 수송 목적으로 사용하는 등 우리 근대 역사의 아픔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겸재 정선의 '정자연'. 출처-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 
겸재 정선의 '정자연'. 출처-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 

 

금강산 전철 교량의 뒤로 보이는 풍경은 조선시대 겸재 정선이 정자연이란 제목으로 화폭에 담았던 장소로 현무암 절벽이 병풍처럼 일자로 늘어서 웅장하게 솟아 있고 유유히 흐르는 한탄강과 어울려 아름다운 경치를 뽐내는 곳이기도 하다.

 

평화철도 관계자에 따르면 김명환과 함께하는 경원선 평화열차기행2023년에 정기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하며 오는 12월 중순쯤 경의선 평화열차기행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미디어피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