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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은 시』 ‘청춘예찬’ (4)

윤한로 시인
  • 입력 2022.11.03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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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을 시로 엮은, 내 시를 삶으로 엮은

2부, 청춘예찬(4)

그러구러 다시 삼월이 오고
태극기가 바람에 펄럭이고
작은 애들은, 없는 애들은, 못난 애들은
찌질한 애들은
산동네 판잣집에 루핑집에 사는 애들은
맨날 꼴찌 하는 애들은
꼴찌에서 둘째 셋째 하는 애들은
책이 싫고, 교실이 싫고
선생님이, 예쁜 애들이, 큰 애들이
바람에 휘날리는 태극기가
싫었다 학교가 싫었다

까마귀

가아옥 가아옥 까마귀
손 닦기 싫어 발 닦기 싫어
목 닦기 싫여
새 책 새 선생님
학교가 싫어 공부가 싫여
가아옥 가아옥 우는
짱구머리 옥희 누나
비리직직 쉰 목소리에
눈은 밝아
귀도 밝으야
일이나 밸쳐
장사나 할쳐
수도국산 염생이나 멕일쳐
콘크리트 기역자 골목쟁이
아침마다 가아옥 가아옥대며
울고 가는 까마귀
회충약이 싫어 성냥갑이 싫어
똥검사가 싫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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