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내 삶은 시』 ‘청춘예찬’ (3)

윤한로 시인
  • 입력 2022.11.03 07:59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내 삶을 시로 엮은, 내 시를 삶으로 엮은

2부, 청춘예찬(3)

걸핏하면 술 먹고 돈내기 윷을 놀고
그러다가 핏대를 올리며 치고 박고
그러나 아버지는 우리들 중
가장 춥고 배고팠을 게다

그때

추운
겨울밤
저마다
내복 겨드랑이 속 뒤져
맨톨맨톨하니 굵은
보리알캥이 이 한 마리씩 잡아
툭툭, 터치면
그나마
따뜻했을 게다
배불렀을 게다
루핑 집 단칸방
그때 일곱 식구들
특히나 굵던
아부지 이
뉘런 엄지손톱을 세워
마분지 위에 툭툭, 이를 터트리던 아버지
텁수룩한 머리에 퀭한 눈에, 마치
(‘시여 침을 뱉아라’의 김수영 시인과 똑같았세라)

저작권자 © 미디어피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