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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달과 국향

김홍관 시인
  • 입력 2022.10.27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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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달과 국향

 

뜨거운 여름 햇볕을 듬뿍 담았다가

햇기 식으면 해 닮은 노란 꽃대를 올린다.

가까이 다가가 향을 맡으면

오래된 그리운 향이 난다.

시리도록 푸른 하늘에

낮달이 국향처럼 그윽하다.

 

어릴 적 넉넉찮은 집안 형편으로

학업을 잇지 못하고 객지에 나가

공장에 취직한 누나가 많이 보고 싶었다.

매년 꽃대를 올리는 자그마한 감국을 보면

그시절 그리던 누님이 떠오른다.

 

낮달은 애잔하게 보일 때도 있지만

국향에 어우러지면

아련한 그리움으로 보이기도 한다.

 

오늘 낮달과 국화를 만났으니

참 호사스런 하루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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