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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로 코엘료 신작, '다섯번째 산'

권용
  • 입력 2022.07.19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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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연금술사' 파울로 코엘료의 소설 '다섯번째 산'이 출간됐다.

파울로 코엘료의 작품은 전 세계 170개국 이상, 88개 언어로 번역되어 3억 2천만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이번 작품은 그의 삶에 커다란 전환점이 된 산티아고데콤포스텔라 순례 여행 이후 대표작 '연금술사'와 '순례자'를 발표했듯, 코엘료의 인생을 결정적으로 뒤바꿔놓은 시련과 그 경험에서 얻은 소중한 깨달음 이후 써내려간 작품이다.

그는 긴 터널과도 같았던 고비를 넘어서 자신이 진정으로 바라던 꿈을 향해 나아가며 결국 세계적인 작가로 우뚝 서게 됐다. 작가 뒈비 35주년을 맞는 노년의 코엘료에게 이 소설은 "피할 수 없는 시련은 인생의 형벌이 아닌 도전"이라는 생생학 육성이 담겨있다.

'다섯번째 산'은 성경에 등장하는 예언자 엘리야의 이야기에 문학적 상상을 더해 영어 중역으로 1998년 국내에 한 차례 소개돼었으나, 2022년 문학동네에서 새롭게 계약해 포르투갈어 원전을 충실히 번역하고 구판의 오류를 바로잡아 현대적으로 문장을 다듬었다. 이 책은 진정한 믿음에 대한 살아있는 메세지를 전하며 팬데믹이라는 위기에 지친 독자들의 마음에 큰 울림과 용기를 줄 것이다.

 

'영혼의 연금술사' 파울로 코엘료의 소설 '다섯번째 산'이 출간됐다.ⓒ권용

 

생의 한복판, 거센 시련이 끊임없이 밀려드는 순간에도 무너지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

기원전 9세기, 예언자 엘리야는 '신의 말씀을 전하는 사람'으로 자신의 목숨을 노리는 병사들을 피해 마구감에 숨는다. 페니키아의 공주 이세벨을 왕비로 맞은 이스라엘의 왕 아합이 바알 숭배자인 왕비의 꾐에 넘어가 개종을 거부하는 이들을 모두 처형하라 명령했다. 엘리야는 이스라엘이 바알을 섬긴다면 비 한 방울 내려주지 않겠다는 하느님의 경고를 왕에게 전달한 예언자로서 첫번째 처형 대상이었기 때문이다. 이윽고 아합왕의 병사들이 들이닥치고 그와 함께 있던 레위인 예언자가 화살에 맞는다. 엘리야 역시 자신의 죽음을 기다리지만 계속 헛손질만 하던 이스라엘 최고의 궁수는 자신의 실수가 어쩌면 신의 의지일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결국 그를 놓아준다.

'다섯번째 산'의 이야기는 엘리야가 이세벨을 피해 이스라엘을 떠나 크릿 시내를 거쳐 '아크바르'라 부르는 도시 사렙타에 도착하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엘리야는 아무것도 없는 사막에서 먹을 것을 주고 상상 속 대화 상대가 되어준 까마귀를 만나 포기하지 않고 생명에의 의지를 다잡는다. 그리고 신의 계시대로 아크바르 초입의 골짜기에서 한 여인을 만나 가까스로 굶주림과 갈증을 해소하고 목숨을 구한다. 그러나 엘리야가 케니키아의 공주였던 이세벨에게 쫓기는 예언자라는 사실이 주민들에게 알려지고 오해와 갈등이 쌓이며 위기가 계속된다. 아크바르의 총독과 사제장은 그들이 섬기는 여러 신이 살고 있다는 다섯번째 산 정상으로 엘리야를 보내기로 결정하고 그가 직접 신들의 불에 맞아 처형되리라 믿는다.

엘리야는 자신이 좋아하던 일도 버리고 신이 내린 사명을 위해 예언자로서 아크바르로 간신히 도망쳤지만, 피할 수 없는 거센 물살 같은 고난에 휩쓸리다 결국 다섯번째 산이라는 가장 큰 시련이자 도전 앞에 서게 된다. 다섯번째 산에 오르는 엘리야는 신의 뜻에 의구심을 품고 깊은 고뇌와 절망에 빠지지만, 마침내 그곳에서 다시 한 번 신의 뜻을 전해듣고 무사히 산 아래로 내려와 모든 이를 놀라게 한다.

 

 

폐허가 된 마음을 다시 일으켜세우고

인생의 새로운 이야기로 나를 해방하는 용기 

마침내 나를 향한 무한한 사랑을 깨닫는 삶의 가장 위대한 축복

 

엘리야는 다섯번째 산에서 무사히 돌아오지만, 야속하게도 그의 인생에 수난과 고통은 끝나지 않는다. 아크바르의 골짜기에 진지를 세우던 아시리아의 적군들이 점점 숫자를 늘려 아크바르를 포위해오고, 엘리야는 복잡하고 위태로운 정세에 휘말린다. 평화 협상을 위한 그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시리아군의 침략으로 끔직한 전쟁이 벌어지고 아크바르에서 그가 가장 소중히 여겨온 자신을 구해주었던 여인도 목숨을 잃는다.

결국 아크바르는 외세의 침략에 무너져 폐허가 된다. 엘리야는 신의 사랑에 대한 믿음마저 잃어버릴 위기에 처하고, 당장 이스라엘로 돌아가는 대신 인생의 새로운 장을 열며 그에게 수많은 시련을 안긴 아크바르에 남아 사람들과 연대하며 삶의 터전을 복구한다. 그는 주어진 운명에 굴하지 않고 자신의 선택을 믿으며, 끝내 인간을 주체적인 존재로 만들고자 한 신의 진정한 뜻을 깨닫는다. 폐허가 된 마음과 땅을 조금씩 재건하던 엘리야는 지난날 절망하며 올랐던 다섯번째 산에 올라 스스로를 해방하고, 마침내 자신을 향한 위대하고 무한한 사랑을 발견해낸다.

 

 

종교, 정치, 역사, 전쟁 등 풍성한 곁가지 속

가장 보편적이며 진정한 ‘믿음’에 관한 이야기

 

'다섯번째 산'은 성경에 등장하는 예언자 엘리야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파울로 코엘료가 문학적 상상으로 풍성하게 곁가지를 더한 장편소설이다. '열왕기' 상권 17장과 18장의 이야기를 토대로, '창세기', '신명기', '레위기'를 비롯해 '마태복음' 등 성경의 여러 구절이 소설 곳곳에 인용되어 코엘료의 작품 가운데 가장 종교색이 짙은 소설로 평가받을 수도 있겠으나, 작가는 위기의 순간에도 무너지지 않고 나를 바로 세울 수 있는 가장 보편적이고 진정한 믿음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내려 했다고 이해해야 옳을 것이다.

또한 기원전 9세기경 고대 페니키아의 정세와 역사를 간략히 묘사하는 프롤로그를 시작으로, 소설 속에는 종이의 발명, 알파벳의 기원과 전파, 무역상 등 당시의 역사와 종교, 정치와 경제에 관한 이야기까지 생동감 있는 문체로 구현된다. 특히 아시리아와의 전쟁으로 인해 폐허로 변해버린 아크바르에 역병이 번지지 않도록 노인과 아이들까지도 삶의 터전을 재건하기 위해 힘을 보태는 장면은 긴 패데믹 상황을 겪어내고 재건의 과정에 있는 현재의 사람들에게 따뜻한 위안을 건넨다.

파울로 코엘료는 '다섯번째 산'을 통해 마주하는 비극과 시련을 인생의 형벌이 아닌 도전의 기회로 받아들인다. 그러면서 역경 속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한 걸음씩 꿈을 향해 나아가 자신만의 신화를 이루어내라는 메세지를 독자들에게 전한다. 자신의 생생한 경험에서 길어올린 이 굳건하고 따뜻한 메세지가 성경 속 인물의 목소리를 만나 더욱 드라마틱하고 풍성하게 전해진다.

 

파울로 코엘료는 『다섯번째 산』을 통해 살아가며 마주하게 되는 비극과 시련을 인생의 형벌로 여기는 대신 도전의 기회로 받아들이며, 역경 속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한 걸음 한 걸음 꿈을 향해 나아가 자신만의 신화를 이루어내라는 메시지를 독자들에게 전한다. 자신의 생생한 경험에서 길어올린 이 굳건하고 따듯한 메시지가 성경 속 인물의 목소리를 만나 더욱 드라마틱하고 풍성하게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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