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신춤 1
그딴 춤이야 지금으로부터 한참 전에
장소팔이 성님처럼 추면 되지
옥진이 누님처럼 추면 되지
장에 소 팔라 가듯이
아니면 봄날 비탈에 뚝방에
이른 쑥 캐드키 밭두럭 타고 오줌 누드키
후여후여 다릿간이란 다릿간마다
다 찾아가 추리다
역전이란 역전마다 다 찾아가 추리다
아니야아, 뛰는 자 위에 나는 자 있고
그래애이, 나는 자 위에 기는 자 있다더라
병신스러이 병신스러이 추리요
접시 물에 코나 박고 칵 빠져 죽어 버릴라
아프게 아프게 추리요
공갈로 아주 공갈로
이쁘게 이쁘게 추리니
헤프게 헤프게 추리니
우리가 말이요
양재기 들고 추리다
바가지 들고 추리다
부지깽이 들고 추리다
시작 메모
상징이고 비유고 절제고 함축이고 리듬이고 기술이고 사상이고 철학이고 싹 걷어내고, 어떻게 써야 병신춤에 걸맞는 병신춤다운 시를 쓸 수 있을까. 봐라. 그러다가 마침내 찾아낸 게 ‘양재기 들고 추리다 / 바가지 들고 추리다 / 부지깽이 들고 추리다’이건만. 대낮 하늘 저 바가지 달 닮은 병신춤 공옥진이 누님께 이 시 함, 뵈 드리고 싶구나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