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릴수록 아름답다
아슬아슬한 긴장과 공포가 삶의 포인트
흔들리는 언어
- 마혜경
바닥을 정하고 높이 올라간다
지붕이 필요 없는 바닥은 바닥만으로 집을 짓는다
높이 올라간 재료들은 높다고 떨어지거나 굴러가지 않는다
집을 짓는다는 마음이 집을 짓는다
빙 둘러 벽을 세우면 속을 파낸 집이 된다
햇살이 잠시 지붕이 될 때가 있다
그때 바람은 햇살을 가지런히 빗은 후
집주인의 표정에따라 꿈을 조금 더 연장한다
그 집에는 주로 나뭇가지를 닮은 발들이 잠을 자는데
새집증후군이 없으니 두통이 있다는 걸 꿈에도 모른다
다만 챙겨야 할 것이 있다
잠버릇이 심해 떨어져도
설령 그것이 꿈일지라도
저희로서는 책임질 수 없습니다,에 체크해야 하는
개인저보수집동의서 비슷한 것이 있다
빗방울도 나뭇잎도 잠시 들러 잠을 잘 수 있지만
사람들이 그곳을 새집이라 부름으로써
새들이 오랫동안 주인이 된다
그 집, 높은 바닥 끝에는
날개라는 단어가 돋아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