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귤 (윤한로 詩)

서석훈
  • 입력 2012.04.15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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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한 로

아들 하나 딸네미 둘
파란 액정 속 활짝 웃는다

방구 냄새 나는 귤
시금털털한 귤

검정 비닐 봉다리 속에
끽, 삼천냥어치 사들고
갈짓자 걸음 고래고래 소리지른다

찬 바람 찝찔한 눈물
삐리삐리한 아부지

이마트 사거리 온갖 빵빵거림 뚫곤
비키지 않을란다, 탱크처럼





시작 메모
귤 속에 슬픔이 들어있다고 쓸까, 행복이 잠자고 있다고 쓸까, 아픔이나 진실이나 남국의 햇빛이, 삶의 숨소리가 잠들고 있다고나 쓸까. 아니다, 아니다. 검정 비닐 봉다리 귤 속엔 우리 아부지들 용기를 쓰자. 갈짓자 걸음을 쓰자. 온갖 빵빵거림 뚫고 돌아오는 골목길, 전봇대에 오줌 한번 갈기고 ‘다 뒘벼’ 고래고래 소리지르는 삐리삐리한 우리 부딪힘을 쓰자.




작 성 자 : 서석훈 ranade@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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