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운 대지의 깃발 흩날리는 이녘의 땅어둠살 뚫고 피어난 피에 젖은 유채꽃이여검붉은 저녁 햇살에 꽃잎 시들었어도살 흐르는 세월에 그 향기 더욱 진하리아, 아- 아, 아-아아- 반역의 세월이여 아- 통곡의 세월이여아- 잠들지 않는 남도 한라산이여노을빛 젖은 물결에 일렁이는 저녁 햇살상처 입은 섬돌에 분노에 찬 눈빛이여갈숲에 파고드는 저승새에 울음소리는아- 한스러이 흐르는 한라의 눈물이어라아, 아- 아, 아-아아- 반역의 세월이여 아- 통곡의 세월이여아- 잠들지 않는 남도 한라산이여아- 반역의 세월이여 아- 통곡의 세월이여아-
어느날 문득국토가 두동강 나던 그 시절골육상잔의 피비린내가 산하를 물들이던 시간인민군과 국방군이 혹은 빨치산과 토벌대가대립하던 역사인민군이 점령했을 때도국방군이 수복했을 때도빨치산이 해방을 외칠 때도토벌군이 빨갱이를 잡을 때도이 골짜기에는 사람이 살았다이 편을 요구할 때는 이 편이 되고저 편을 요구할 때는 저 편이 되어풀잎으로 살았다서슬퍼런 이념의 벼린 칼날에 베이고편견에 갇힌 우직한 군홧발에 짓밟히며잘리고 문들어져도 생명줄 놓지 않았다정성을 다하여 꽃을 피우고꽃이 피니 나비가 나는아름다운 자연은 변함이 없건만자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