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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영 비시 詩帖]
[김문영 비시 詩帖] 그루터기
2019. 03. 26 by 김문영 글지

벌목을 끝낸 산기슭
그루터기에 앉아서 세상을 봅니다
산마을 굴뚝에서 아침연기 피어오르고 
어지러운 세상사 연기 속에 묻힐 때
일찍 잠 깬 산새들 새아침을 노래합니다
촛불 혁명으로 정권은 바뀌었어도
부자와 가난의 차이는 더욱 벌어지고
분양 안된 인생들의 서러움이 거리를 헤매입니다 
돈의 무게가 짓누르는 험난한 인생길
노후대책 없이 직장 잃은 후배의 딱한 사연이
공허한 메아리로 그루터기 산기슭에 뿌려집니다
다른 쓰임새로 잘려나간
나무들마다
잎이 없으면 뿌리도 없다는 비명이 들리고
나는 그루터기에 앉아서 
청산은 날더러 물처럼 살라하고
창공은 날더러 티없이 살라하네
맥없이 처량하게 되뇌입니다
고고한 척 청아한 척 되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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