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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영 비시 詩帖]

천만다행으로 사는 사람

2024. 01. 23 by 김문영 글지

<천만다행으로 사는 사람>

 

 

불행의 한 가운데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잠시 불행을 떨쳐내는 행복의 순간이 있다

먼동이 트지않은 꼭두새벽

진도개 '구름'이와 산책을 준비하는 순간

나는 모든 근심과 걱정을 잊는다

비우고 내려놓는다

무엇에도 집착하지 않는다

평온해진다

돈의 노예가 되어 목숨을 구걸하는 천박한 자본의 시대

돈의 위력 앞에 구겨지고 쪼그라들어도

'구름'이와 산책 시간은 마음의 평화를 얻는다

마음의 평화보다 더 큰 행복 어디 있으랴

오랫동안 준비해서 설레는 여행을 떠날 때

첫걸음 뗄 때의 그 기분

'구름'이와 산책 나설 때마다 갖는 행복이다

착취는 곧 성공이라 우기는 천박한 자본주의

피도 눈물도 없이 심지어 혈육의 정마져 끊어버리는

참혹한 현실에서도

'구름'이와 비우고 내려놓는 동행을 할 수 있으니

천만다행이다

늘상 천만다행으로 살아내는 노심초사

새벽 하늘에서 잠들지 못한 별들이 쏟아지고

나는 하염없이 떨어지는 별들을 줍는다

살다보면 천만다행의 순간이 어디 한 두번이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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