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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영 비시 詩帖]

강가에서

2023. 04. 24 by 김문영 글지

<강가에서>

 

 

멈춰 있는 것 같지만 소리없이 흐르는 저 물길

분노와 노여움 슬픔과 기쁨 행복과 불행

수만의 감정을 녹여

이리 엉키고 저리 설켜 모두 껴안고

어~흑 어~흑 흐느끼며 흘러

흘러흘러 세상 끝까지 가면

평등과 평화의 안식은 그곳에 있을까

네가 잘나봤자 얼마나 잘났느냐

내가 못난들 얼마나 못났을까

잘난 너와 못난 나도 함께 빠져 흘러

그저 흘러가면 되는 것을

못된 인간들아 거스르려 하지마라

흐르는 대로 훌러 고요히 흘러

바다에 닿으면 그 뿐

산맥이 막아선다고 물길을 막을 수 있겠는가

댐으로 막는다고 물길을 막을 수 있겠는가

어떤 장애물도 저 물길을 막지 못하나니

안절부절 눈 앞의 이익만 좇는 인간들아

헛된 욕심을 품고 거꾸로 가는 인생들아

저 강은 알고 있네 그 욕심 얼마나 허망한지

비로서 바다에 이르면

모든 게 부질없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느니

멧돼지같은 인간들아 명심하라

고구마밭을 아무리 파헤치고 망쳐놓아도

강은 흐르나니

흐르지 않는 강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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