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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영 비시 詩帖]

한파경보 속의 산길

2022. 12. 06 by 김문영 글지

<한파경보 속의 산길>

 

 

반려견 구름이와 찬바람 뚫고 눈내린 산길을 걷습니다

너무 추워 구름이가 목덜미 털을 곧추세웁니다

추위를 털어내려 몸을 마구 흔들기도 합니다

할로윈 10.29 참사로 희생된 죄없는 젊은 영혼들

너무도 원통하여 이 추위 속에서 아직도 구천을 떠돌겠지요

더 원통한 유족들 무너진 가슴 부여잡고 펑펑 울고

정권과 언론의 공작으로 외면하는 국민 늘어나도

관심에서 멀어져 추위보다 더 외로워져도

언젠가는 진실이 밝혀지고 안전한 나라가 자리잡으리라는 믿음

그 믿음 감싸안으며 한파경보 속을 걷습니다

마을을 둘러싼 구학산과 주론산 산길에 올라

조그마한 집들을 내려다보니

세상의 일들 욕심 없이 바라볼 수 있어 좋습니다

지나온 한 해의 시간을 되돌아보는 어느새 12월

바닷가 언덕에 서서 수평선 너머로 떠나가는 배를 바라보듯

밀물 같은 그리움으로 사람들의 일상을 바라봅니다

거리에서 목슴을 걸고 계신 화물연대 노동자들

또한 추위에 내 몰리는 모든 분들이

타오르는 촛불의 함성 속에서

모두가 승리하는 날을 맞으면 참 좋겠습니다

내가 애써 살아온 날들을 바라보는 산길

아직도 촛불 밝히며 불꽃처럼 살아가야 할 날들이 있다는 것이

한파경보 속을 걷는 가슴을 마구 뜨겁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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