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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한로 시]

내 삶을 시로 엮은, 내 시를 삶으로 엮은

『내 삶은 시』 ‘청춘예찬’ (2)

2022. 11. 03 by 윤한로 시인

2부, 청춘예찬(2)


다닥다닥 붙은 루핑집
야매 전기, 야매 수도, 공동 변소
연탄, 고철, 채소, 판자, 자갈, 모래
밴댕이, 새우젓 나르던 가완이네 말 구루마
비루먹은 말인지, 당나귀인지 억세게 딸랑거렸네
한 달, 두 달, 석 달 학교도 안 가고
와리바시 깎던 그때
고철을 줍고 갯지네를 잡고
뻑하면 점심으로 중국밭에 도둑처럼 들어가
하루나를 뜯어먹었네 때론 목구멍에서
들척지근, 하루나 대궁 신물이 올라왔네
잘못 똥독이 오르기도 하고


겨울나기


꿀꿀이죽 먹고
타마구 주워다 불 때면
등 따습고 배 불렀네
빵에 갔던 형도 나오고
누나들 와리바시 깎으며
‘내 빤스 이 두 마리’
이딴 노래 부르며 즐거웠네
팔번지 날망 바람에 훨훨
루핑 지붕 날아가던 밤
단칸짜리 뜯긴 하늘엔 맨몸 들키듯
화들짝 놀란 별들, 천장이여
귀때기가 떨어져 나갈 듯
억수로 아름다웠지라
땡전 한 푼 못 건지곤
그해 긴 겨울 가고 말아
우린 학교를 꿇었네
그깟 것 국 끓여 먹었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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