ㅠㅠ 2
까옥 까옥 까옥
이거나
먹으라네
햐,
똥가이 같은 놈
새까만 눔이
많이도 컸다
ㅠㅠ
시작 메모
내 어릴 때 쓰던 욕들, 엿먹어라, 먹이던 주먹 감자들은 분노와 미움이면서 때로는 진실과 감동과 사랑이었다. 그건 못 먹고 못 배우고 못 가지고 못 입고, 못 좋아하던 못 사랑하던, 못 슬퍼하던 우리들의 아름답고 외로운 시였다. 이 ‘ㅠㅠ 2’도 <시와 산문>에 보낸 작품이다. 거기서는 시 끝에 ‘저, 한갓 울음 팔이 따위는 아니다’라고 하며 행을 덧붙였다. 까마귀 형님 앞에 한참 주접을 떤 꼴이다. 그래서 이젠 그걸 빼 버렸다. 울적하던 가슴이 뻥 뚫린다. ‘이거나 먹으라네’도 좋지만 ‘햐, 똥가이 같은 눔’ 좋다. 어디까지나 내가, 내 시를, 나만 홀로 생각해 볼 땐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