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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한로 시]

『그대 나에게 가고 나 그대에게 오고』 - 58

2022. 06. 13 by 윤한로 시인

최서해

 

 

쑥 들어간 눈에 툭 튀어나온 광대뼈

못 먹어서 그런지 삐쩍 말랐다

가난과 절규 그리고 왜놈들, 도저히

이 땅에 살 수 없어

두만강 건너 오랑캐령 넘어 간도 땅

추위에 떨고 처절하게 굶주리며

날품팔이 나무꾼 두부장수 비럭질 하다못해

도둑질까지 했구나, 선생 작품 속 우리 민족들은

아궁이 잿더미 속에서 귤껍질을 뒤져 먹거나

빚에 쫓겨 아내와 딸을 빼앗기거나

매 맞거나 찢기거나 되놈 개에 물려 죽고

쳐죽일 눔들, 깎아 죽일 눔들,

마침내 원한에 이글이글 사무쳐

복수를 하고 살인을 하고 불을 지르니

그래! 선생 글은 천재성도 없다

풍부한 상상력도 없다 감성도 유머도 없다

애오라지 있는 그대로일 뿐

처절한 빈궁 그대로일 뿐 그러나 어디 내어놓아도

졸렬하지 않고 나긋나긋하지 않고 해골 아프지 않다

야들야들하지 않고 비굴하지 않고 천박스럽지 않다

이머시기 김머시기 박머시기 따위 글처럼

창우니빠피아(이놈, 껍질 벗긴다)

혹독한 간도홍염

저 널름거리는 한 구절만 보아라

 

 


시작 메모

또 한 번 선거가 끝났다. 치욕스럽다. 나 사는 쪽도 개돼지들한테 아주 초토화됐다. 굴욕적이다. 개돼지들 양양해 하는 꼴 보기 역겹다. 남자 개돼지 여자 개돼지 늙은 개돼지 젊은 개돼지 교회 개돼지 성당 개돼지 절 개돼지 문화원 개돼지 클래식기타반 개돼지 시장 장날 개돼지 내 눈엔 온통 개돼지 천지다. 우리 언저리 친구들 이번에도 또 얼마나 우울증 겪을까. 거의가 연락 두절이다. 가난과 절규 그리고 저 왜놈들! 서해 선생은, 우리 민중들은 도저히 이 땅에 살 수 없어 두만강 건너 오랑캐령 넘어 간도 땅 추위에 떨고 처절하게 굶주리며 날품팔이나무꾼두부장수비럭질하다못해도둑질까지했건만, 이 나라는 아직도 그 왜놈들 썩어문드러진 생선 창새기 악취 속을 헤어나질 못하고 있다니. 처절한 밑바닥 인생, 선생 의 헐벗은 문장 한 구절 던진다. ‘창우니빠피아(이놈, 껍질 벗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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