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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is 뭔들]

서거정

가을날 보다

2022. 06. 03 by 김정은 전문 기자

오늘은 단오다. 음력 5월 5일. 창포로 머리 감는 날이다. 이젠 아무도 창포로 머리 감지 않는다. 창포 샴푸면 몰라도. 서거정 시에서 창포가 들어간 7언 절구 시를 골랐다. 한글과 영어 필자가 다 번역했으며 시의 간결성을 위해 관사나 조사를 거의 생략했다.

복수보다 단수를 좋아해서 단수 위주로 했다. 붓 잡고 시 쓰는 순간은 하나의 시를 쓰니 즉사의 의미도 연관된다.

즉사는 바로 눈 앞에 벌어진 일을 말한다. 가을날 보여진 모습을 그린다. 술 먹은 포도라고 번역한 사람도 있지만 술이 된 거니 술 빚은 게 맞다. 와인은 서양 포도주니 포도주를 드러내는 단어를 선택했다.

가을날에 보는 것, 가을날을 보다인데 한글시 제목에선 두 가지 다 연상되게 조사를 생략했다.

현실에 만족해서 이상으로 못 돌아간 듯하다. 꿈보다 현실이다. 이루고 싶은 것보다 이루어진 게 더 소중할 수 있다.

 

가을날 보다(사진=Pixabay)


秋日卽事

秋容濃淡坐開窓
舊恨新愁未易降
細聽隔枝鶯囀百
閑看掠水燕飛雙
花開菡菖霏紅霧
酒潑葡萄漲綠江
把筆題詩時遣興
江湖歸夢繞漁艭

 

가을날 보다

가을 깊어 창문 열고 앉으니
옛 한과 새 근심 가라앉지 않네
먼 가지 꾀꼬리 소리 귀기울이고
물 찬 제비 한쌍 한가로이 바라본다
활짝 핀 연꽃과 창포에 붉은 안개 내리고
술 빚은 포도에 푸른 강물 넘친다
붓 잡고 시 쓰며 때로 흥겨우니
자연으로 돌아가는 꿈 고깃배 맴돈다

 

See Autumn Day

Fall is deep, I open window and sit;
old sorrow and new anxiety don't sink.
Listening nightingale sound on distant branch,
leisurely I gaze at pair of swallows kicking water.
Red fog falls on lotus and irises in bloom,
blue river overflows grapewine.
Holding brush and writing poem, I am joyous sometimes;
dream of returning to nature circles fish bo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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